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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아전문가 「스포크」박사가 말하는 어린이와 도덕관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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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어린이들에게 도덕관념을 심어준다는 것은 손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들은 육아에서 이문제로 가장많은 고심을 하게된다. 다음은 미국의 육아전문가 「스포크」박사가 밝힌 「어린이와 도덕관념」에대한 그의 견해이다.
지난 세대의 부모들은 지나치게 엄격한 도덕관념을 아이들에게 강요해왔다. 어린이다운 짓궂은 장난이나 무모한 행동에 대해서 인간적이며 심리적인 관점에서 이해해주는 태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웠고, 연극이나 영화·소설·잡지책들은 부도덕하고 위험한 물건으로 취급되었으며 더구나 성에관한 것은 「터부」였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한 도덕적 관념은 우선 정신건강에 부담을 주고 항상 잠재적인 죄의식을 불러일으키는등 오히려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는 지나치게 과민한 도덕관념 때문에 병적으로 소심하고 괴팍한 성격을 갖게되는 경우이다. 이런 사람들은 감당치못하고 말썽이 생기는 것이 두려워 언제까지나 고루하고 단조로운 자신의 생활양식을 벗어나지 못하는게 보통이다.
또한 너무나 강한 도의감으로해서 주위사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지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직장동료나 심지어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불화와 갈등이 있을 때 이것을 두사람의 입장에서 분석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단순한 고정관념에 붙잡히곤한다.
그러면 어떻게 지나친 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일없이 아동을 적절히 교육시킬수 있을까. 우선 일을 저지른 다음에 야단을 치는 것보다는 나쁜 짓을 하기전에 막아야한다.
생후 1년이 채 안된 아이에게는 만져서는 안될 물건들을 대강 치워놓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런 아기들은 어른의 위엄이나 설명으로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고 또한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을 도로 놓도록 하기는 더욱 힘들기 때문이다.
한돌이 지난 아이는 점차 『뜨겁다』든가 『깨지기 쉽다』는등의 설명을 알아듣게 된다. 그러나 그 위험한 물건으로부터 아기를 떼어놓을 때는 곧 관심을 끌 수 있는 다른 놀이를 마련해 줘야한다.
어른이 어린아이에게 주의를 줄 때 흔히 당황하거나 주저하거나 또는 필요없이 되풀이해서 말하게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어른들이 어렸을 때 그 부모에게서 들었던 꾸중과 거기에 대해 느꼈던 자신의 반감에 대한 생생한 기억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모르는 사이에 아이들도 반항하리라는 불안을 갖게된다. 그러나 부모의 이러한 자신없는 태도는 아이들의 반항을 촉진시키게 마련이다.
아이들이 좀더 자랐을때에도 가장 효과적인 것은 『솔직하고 긍정적인 태도』이다. 『길을 함부로 건너는 것은 나쁜 어린이이다』라는 것보다는 『자, 파란불이 켜질때까지 기다려서 엄마와 손잡고 건너가자』고 말하는 것이 좋다.
가령, 두 살된 어린애가 새로 태어난 동생을 때리려 했다해도 그 아이가 동생을 귀여워하지 않는다고 꾸짖는 것은 너무 비판적인 태도이다. 비록 그때 잠깐 아기를 미워하고 샘을 냈다고해도 어린애들은 새로 태어난 동생을 깊이 사랑하고 있으며, 사실 어른들의 경우에도 친절이라는 것은 사랑과 순화된 반감이 합쳐져 있는 것이 아닌가.
또한 중요한 것은 어른과 아이가 다투었을 경우이다. 어른은 체면이 깎일까 두려워 자신의 실수나 경솔, 잘못을 감추지 말아야한다.
이러한 사건은 학교에서의 수업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아동들에게 깨우쳐준다. 그들은 누구나 다 인간적인 면을 갖고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모든 다툼에는 두가지 견해가 있을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된다. 솔직한 태도만이 올바른 판단과 도덕관념을 심어줄수 있는 것이다. <미「레드·북」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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