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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지원자 원서못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73년도 대학입학 예비고사에 전국에서 유일한 맹인지원자로 응시, 합격됐던 서울맹아학교출신 이익섭군(19·성북구 하월곡동81)이 지난 9일 서강대 철학과에 원서를 제출했으
『맹인학생을 위한 교수가 없고 한 응시자를 위해 새로 맹인교육시설을 갖추거나 따로 인력을 동원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서접수를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이군은 16일의 입시에 응시 못해 불구의 몸으로 3년동안 쌓아온 실력을 겨룰 기회를 놓쳐 올해 전기대학진학의 길을 잃었다.
이군은 이같은 학교측의 접수거부 처사에 대해 서강대 입시요강의 입학시험 신체검사 사정기준에 『신검 불참자및 신검결과 건강에 이상이 있는 자는 합격이 취소됨』이라는 명문이 있으나 자신은 심신의 장애가 학업이행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않고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 당당히 원서를 제출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강대 교무과 장홍선씨는 맹인이라 강의내용을 따로 불러주어야 하고 또 시험시간도 남보다 1배반이나 요구하는 등 어려운점이 많아 그대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 맹아학교장 심경섭씨는 맹인이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대학측에는 하등의 지장이나 불편이 없다. 강의내용은 녹음으로 들을 수 있고 모든 필기는 학교에서 배운 타자로 대신할 수 있다면서 학교측의 처사는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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