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의 정치이력|종전·냉전체제 구축의 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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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별세한 미국 제33대 대통령 「해리·S·트루먼」은 45년 4월 12일 2차대전의 종전을 앞두고 병사한 「프랭클린·루스벨트」 대통령의 뒤를 이어 부통령에서 대통령에 취임, 종전과 전후 냉전체제 구축의 기수로 등장했었다.
그는 53년 1월 20일 「아이젠하워」에 의해 계승될 때까지 「히로시마」원폭투하 결정, 47년에는 「그리스」「터키」등지의 반공세력지원으로 「트투먼·독트린」을 전후 미국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채택했으며 뒤이어 「마셜·플랜」으로 전재로 파괴된 「유럽」을 재건하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1950년 6·25가 발발하자 5일만에 미 지상군을 한국에 투입, 「유엔」을 대표한 「세계경찰」의 역을 담당케 한 것, 「맥아더」장군과의 전쟁수행 전략의 이견으로 대립을 노출해 후일 많은 비판과 논쟁을 자아냈던 사실 등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80회의 생일을 맞았을 때『90까지는 살아야 할 일을 마치겠다』고 말하다가 결국 2년을 못 채우고 타계한 「트루먼」은 1884년 5월 8일「미주리」주 교외 「라마르」에서 한 가축상의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양친이 작명에 합의를 못 봐 중간이름에 「S」라는 「이니셜」만이 이름에 들어있게 됐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으나 가난해 대학에 진학할 수 없게된 그는 「캔저스」시 은행원으로 사회에 첫 출발, 그후 농업에 종사했다. 1차 대전 중엔 「프랑스」 주둔 전투부대에서 포병 대위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소령으로 제대하자 한때 「캔저스」시에서 옛 전우와 함께 남자 옷 잡화점을 경영하기도 했다가 실패, 정계에 발을 디딘 것이 1922년.
「캔저스」시 민주당 지부의 종용으로 「트루먼」은 「잭슨」군 행정관 선거에 출마, 무난히 당선됐으나 2년 후 재출마에선 패배하고 말았다.
그러다 50세 때인 1934년 26만 5천 표의 압도적 다수로 상원의원에 피선된 것이 본격적 정계 진출. 1940년에 재선된 「트루먼」은 상원의 국방계획 특별 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할 때 탁월한 능력을 보여 각광을 받았다.
그리하여 1944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프랭클린·루스벨트」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되어 승리, 부통령이 됐다. 그러나 「루스벨트」가 4차 임기에 들어간지 3개월만에 뇌일혈로 사망함으로써 「트루먼」은 자동적으로 대통령 직을 계승하게 되었다.
「트루먼」이 대통령이 된지 한 달이 못돼 독일이 항복함으로써 「유럽」의 2차 대전은 종결되었다. 그러나 취임 95일만에 미국 남서부 「뉴멕시코」에서 최초의 원폭 실험이 실시되었고 1945년 8월에는 일본에 대한 원폭 사용 명령이라는 사상 가장 어려운 결단을 내린 대통령의 한사람이 되었으며 이로써 2차 세계대전을 끝냈다. 대통령으로서의 「트루먼」의 업적이라면 사실상 지난 20년간 미국 외교정책의 철학적 줄기를 이루었던 「트루먼·독트린」과 「마셜·플랜」을 들 수있다.
「트루먼·독트린」은 『자유가 위협받는 어느 지역에 대해서도 자유수호를 지지하겠다』 는 미국의 공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터키」와 「그리스」가 공산 「게릴라」의 반란으로 위협을 받고 있었는데 이를 분쇄하는데 성공을 거두었다.
「마셜·플랜」은 전쟁의 참화로 폐허가 된 서구에 총 1백 25억 「달러」의 원조를 제공, 재기의 기틀을 마련하자는 계획이었다. 「트루먼·독트린」과 결부된 이 「마셜·플랜」은 결과적으로 「유럽」이 공산주의의 확대를 1948년 선으로 억제하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
또한 「트루먼」은 1945년 9월 6일 의회에 보낸 교서에서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을 확대한 「페어·딜」정책을 제창, 부의 공평분배·흑인 인권보장 등 전시체제의 해체에 따른 국내정치 혁신을 위한 일련의 입법을 추진했다. 사회보장의 확대, 최저임금의 제고, 과학연구에 대한 국가보조 등 수다한 법안을 제출했으나 당시 공화당이 양원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빛을 보지는 못했다.
그는 1947년에 국방성을 창설함으로써 미군의 통합체제를 완성한 것 등도 높이 평가되는 「트루먼」의 공적이다. 그밖에 「나토」의 창설, 저개발국에 대한 기술원조 계획, 공산주의 침략위협하의 동남아에 대한 외원 계획 등·일련의 정책으로 자유세계의 경찰역으로서의 미국의 기능을 과시했다.
1948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토머스·듀이」에게 패배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세인의 예상을 깨고 극적 승리를 거둔바 있었던 「트루먼」은 1953년 은퇴한 이래 부인 「베스」여사와 함께 조용히 지내며 공적 나들이는 잘하지 않고 지냈었다. <지원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