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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호빗'시리즈 2편 '스마우그의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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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호빗’시리즈의 주인공은 빌보. 황금이 가득한 성을 지키는 용 스마우그와 맞닥뜨린 그는 특유의 재치로 시간을 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액션과 볼거리가 커졌다. 보다 다채롭고 쫀쫀해진 모양새다. 캐릭터가 크게 늘었고 서사도 복잡해졌다. 3부작 판타지 액션물 ‘호빗’시리즈의 제2편 ‘호빗:스마우그의 폐허’(12일 개봉)를 지난해 나온 1편과 비교해본 총평이다.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왕국을 되찾으려는 난쟁이 종족을 따라 모험길에 나선 빌보(마틴 프리먼)는 이제 어둠의 숲, 요정 엘프들의 왕국, 인간들이 사는 호수마을 거쳐 드디어 무시무시한 용 스마우그(목소리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대면하게 된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기발하고 현란한 액션은 객석에 만만찮은 긴장감을 안긴다.

 거대 거미들에게 붙잡힌 일행을 구해내는 엘프 전사들의 등장은 짜릿하고, 술통을 타고 급류를 따라 떠내려가는 탈출 장면에 이어 오크들과 엘프들이 벌이는 전투는 곡예에 가까운 솜씨를 자랑한다. 울창한 숲, 물살 거센 강, 돌산에 쌓은 성 등 다양한 배경도 이야기를 든든히 받쳐준다.

 그럼에도 캐릭터들의 매력은 만족스럽지 않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꽃미남 엘프 전사 레골라스(올랜도 블룸), 새로운 여전사 타우리엘(에반젤린 릴리), 그리고 시리즈 최초의 인간 종족 바르드(루크 에반스)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하지만 타우리엘·레골라스·난쟁이 킬리(에이단 터너)의 삼각관계나, 바르드의 예사롭지 않은 혈통 등이 단편적으로 제시된다.

 1편보다 이야기를 벌렸으되, 그 어떤 것도 매듭지을 수 없는 2편의 한계가 눈에 띈다. 1편이 호빗마을에서 안락하게 살던 빌보가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받아들여 모험을 떠나고 용기를 깨우치기 시작한 성장담이었다면, 2편의 빌보는 절대반지에 집착하는 모습과 그 나름대로 용기를 발휘하는 모습을 오간다.

 난쟁이 종족을 이끄는 소린(리처드 아미티지) 역시 왕국을 되찾으려는 용맹스런 투지와 고집스런 집착을 동시에 보여준다. ‘호빗’시리즈는 ‘반지의 제왕’ 3부작처럼 영국 작가 톨킨의 소설이 원작이다. 뉴질랜드 출신의 세계적 거장 피터 잭슨 감독이 두 시리즈 모두 메가폰을 잡았다. 3부작의 2편으로 1편의 규모와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되, 그만의 드라마 역시 충실하게 구성했던 ‘반지의 제왕:두 개의 탑’(2002)과 비교하면 더욱 아쉬움이 크다. 12세 관람가.

장성란 기자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 (김봉석 영화평론가) : 3부작 시리즈에서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2편의 운명. 하지만 짜릿한 액션 장면 몇 개만으로도 볼 만한 이유가 있다.

★★★ (이은선 기자) : 거대한 전투가 없는 대신 호빗 일행의 모험담이 쫄깃한 재미를 안긴다. 새 캐릭터들의 활약은 내년 3편에서 기대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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