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선수권 획득으로 활로 찾은 김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어쩌면 손자 볼 나이에 쓸쓸히 은퇴하지 않을까 했던 「프로·레슬러」 김일 선수가 4일 일본의 「히로시마」에서 미국의 「보보·브라질」을 꺾어 「인터내셔널·챔피언」이 됨으로써 다시 활로를 찾게됐다.
한국의 김일 선수가 일본에서 외톨박이가 되기는 최근의 일본 「프로·레슬러」계가 분열되어 춘추전국시대를 이루면서부터.
고 역도산이 63년 비명에 죽으면서 일본「프로·레슬링」계는 「도요노보리」(풍등)계의 국제협회와 전통파인 일본협회의 둘로 갈라졌던 것.
실제로 역도산의 수제자였던 김일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전통파인 일본협회의 간판 선수가 되지는 못했어도 「자이언트·바바」(마장)·「이노끼」(저목)와 함께 어울려 그런 대로 「스타·플레이어」의 위치를 지켜왔다.
그러나 김일이 올해 들어 일본협회의 선수회장이 되자 먼저 「이노끼」가 불만을 품고 신 일본협회「바바」가 전 일본협회를 따로 만들어 독립하면서 김일은 신인인 「사까구찌」 (판구)와 함께 알맹이가 없는 일본협회의 외로운 간판지기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김일 선수가 획득한 「인터내셔널·챔피언·벨트」는 「바바」, 바로 그전에 김 일 선수가 「사까구찌」와 함께 얻은 「인터내셔널·태그·챔피언·벨트」는 「바바」· 「이노끼」가 지녔었던 것인데 그들이 탈퇴함으로써 공석이 됐던 것.
김일 선수는 지난 봄에 사위를 봐 조만간에 손자를 볼 할아버지 선수. 그 나이에 외톨박이가 되어 혹시나 너무도 외로운 은퇴를 할까봐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이번에 2개의 세계 「타이틀」과 그전부터 갖고있던 태평양「헤비」급 등으로 3관왕이 되어 영광을 한 몸에 지닌 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