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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섬·화섬제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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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2년은 기업환경이 국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변화를 기록한 해였다. 안으로는 불황이 빚어낸 기업자체의 합리화 작업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8·3조치, 10월 유신사업의 추진 등이 있었으며 밖으로는 일본의 「엥」절상 후에도 격화일로에 있는 수출경쟁이 그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물결을 타고 국내기업들은 비록 전반적인 추세는 아니라 해도 장기불황에서 벗어나 호황을 누리는 기업과 상품들이 솟아나고 있다. 이들 호황 업종을 추려 그 업계의 현실을 엮어 보면. <편집자주>
올해 들어 화학섬유와 화섬제품 제조업체들이 보기 드문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남녀 성인용 「아크릴·스웨터」, 옷감인「폴리에스터·다후다」「나일론·다후다」「저지」류, 「아크릴」양말, 「샤쓰」등 화섬직물류가 수출대종품으로 큰 신장을 이뤘기 때문이다.「아크릴·스웨터」의 대부분을 수출하는 한일합섬의 경우 10월말 현재 1천4백만「달러」어치(약 80장)의 「스웨터」를 직수출, 당초목표보다 2백만「달러」를 초과했고 연말까지는 2천만「달러」수준은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남녀 성인용 「아크릴·스웨터」의 수출가격(국내소매 가격은 한 장에 평균 2천원)은 타당 평균 16∼17「달러」. 작년보다 5∼10%나 오른 값. 국제시장의 기호가 변해 제품을 고급화했기 때문이다.
예년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32수짜리가 전체수출량의 30% 선으로 줄어든 대신 가공도가 높은 36수짜리가 60∼70%로 늘어났다. 또 수출대상지역도 작년의 11개국에서 올해는 20개국이 되었고-.
이 때문에 한일합섬의 경우에는 「스웨터」를 만들기에 바빠 생산량이 80%를 하청공장에 주고 있는 형편.
삼경물산의 경우 올 들어「아크릴」양말과 1백% 「나일론·다후다」, 1백% 「플리에스터·다후다」수출로 재미를 보았다. 특히 「나일론」 20%와 「아크릴」 80%로 짜여진「아크릴」 양말만도 1백만「달러」어치를 수출, 작년의 50만「달러」에 비해 2배 이상의 신장율을 나타냈다. 대부분이 36수짜리로 타당가격은 2「달러」40「센트」수준.
그런데 양말은 국내업자들의 「덤핑」 등 경쟁 때문에 가격이 작년의 3「달러」선보다 떨어졌으나 수출 물량면으로 이를「커버」할 수 있다는 것. 「아크릴·스웨터」와 양말은(?)은 현재 가득율이 60∼75%선이라고 「메이커」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화섬의 원료비중이 큰 각종 봉제업체 2백35개소는 올해 수출목표 2억4천만「달러」를 돌파하게 되었다.
이 같은 현상은 그 동안 불황에 허덕이던 화섬 「메이커」들에게도 새로운 경기를 불러 일으켰다. 「나일론」「폴리에스터」「아크릴」「폴리프로필렌」「아세테이트」「비스코스」인견사 등으로 대별할 수 있는 화섬「메이커」는 현재 35개 업체. 고용은 9천9백71명. 일산2백58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생산은 4만6천3백t으로 작년동기대비 34.1%의 증가를 보였다. 그 중 2만7천18t(4천만「달러」을 수출한 대신 국내부족분 등 수입이 2만2천t으로 총 수급 규모로 볼 때 내수 35.5%, 수출 64.5%의 비율을 나타냈다.
하반기 중에는 현재의 공장가동율 1백4%에서 1백10%선으로 높여 5만3천t을 생산, 올해 총생산은 전년보다 32% 증가한 10만t을 돌파하고 수출은 모두 6만t을 넘어서 1억「달러」 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두 수출수요의 증가 때문이다.
화섬업계에 의하면 수출용원자재의 32%인 4만9천t을 수입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 한다.
지난 1년 동안의 화섬산업의 호경기는 정부의 수출용원자재 국산화 방침과 미국의 섬유류「코터」제 실시에 따른 생산성향상노력, 일본과 미국의 상대적인 사양산업화에 활로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양 「나일론」이 「나일론」일산9t, 금성화학이 「폴리프로필렌」2.5t, 한일합섬이「아크릴릭」14t, 흥한화섬이 「비스코스」7.2t(일산)씩을 증설했고, 올해도 정부는 90t(일산)의 증설을 꾀하고 있는 대신 업계는 1백50t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를 생산하는 「코롱」측은『전반적으로 화섬업계가 호황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호황은 봉제업체가 누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전체 화섬이 4천만「달러」를 수출, 작년 동기보다 71.6%의 증가를 보이고는 있지만 물량면에서의 호황일 뿐 이익이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71년비 수출가격의 7.1% 하락과 원료 수입가격의 1.8% 상승, 수출용원자재의「로스」분 수출증가현상, 계속적인 내수부진과 불안정, 수출시장 불안정 등에 기인하여 수출결손이 증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l.
현재 「나일론」의 수출가격은 「파운드」당 60「센트」로 내수가격 4백20원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실정이다.
「코롱」의 경우 「코롱」양말 등 인조 「실크」의 개발과 산업용공급으로 방향전환도 시도하고 있다. <백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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