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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품자료 이용한 산 과학교육|경북 월성 아화국민학교 교육자료전서 우수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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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73학년도 국민학교 교육과정개편을 앞두고 문교부가 마련한 시안이나 종전의 교육자료보다 훨씬 다 창의적인 자연과학교육자료를 개발한 시골 국민학교가 있다.
쓰다버린 값싼 폐품들을 학습자료로 삼아 어린이들에게 흥미 있고 알기 쉬운 산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경북 월성군 아화국민교는 24일 이 학습자료를 서울국립공보관에서 열린 제3회 전국교육자료 전시회에 출품, 우수상까지 타고 보다 알찬 자료개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말이 자료지「볼펜」껍질이나 철사토막·빈 유리병 등 폐품들로 만들어진 이 자료는 움직이는「아이디어」그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선 팽창놀이」.
시안에 따르면 가는 철사에 열을 가하면 선이 늘어난다는 것을 단순한 실험을 통해 가르쳐주었다. 그런데 아화교가 새로 고안한 실습기구는 여기에 꼬마전구를 추가로 가설하고 철선에 추를 달고 열을 가하면 추가 늘어져 꼬마전구에 불이 켜지도록 만들어졌다. 학생들은 이 실험을 통해 우선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신기하다는 흥미를 갖게 되고 둘째는 불이 켜지는 원리 세째는 선이 팽창한다는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 과학기술처장관의 「아이디어」상을 받은 「볼펜」을 이용한 간이 용수철 저울』도 아주 훌륭한 평을 받고 있다. 종전에는 이미 제조·상품화된 용수철저울을 1천원 정도에 사서 이용했었다. 그러나 아화교의 실험기구는 다 쓴「볼펜」껍질에 흠을 파고 눈금을 그려 고무줄로 고리를 연결, 훌륭한 실험용저울을 만들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이라야 고작 5원도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은 자기 손으로 직접 저울을 만들고 실험을 할 수 있어 그야말로 산 교육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고무줄평형놀이」가 있다. 이것도 시안에 따르면 각목에 고무줄과 못을 이용, 실험기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아화교의 실험기구는 집 주위에 굴러다니는「텍스」를 이용하고 못 대신 「텍스」 (방음용 합성수지)의 구멍을 눈금으로 이용했으며 고무줄 끝에 고무「밴드」를 달아「볼펜」으로 잡아당기게 했다. 학생들은 가장 싼 비용으로 쉽게 기구를 만들어 흥미 있고 정확한 실험을 할 수 있으며 또한 못에 긁히는 위험도 없게된다.
이밖에도「개량삼발이」「투명아크릴을 이용한 어항」「태양고도 측정기에 방위표를 부착한 것」등 값지고 새로운「아이디어」가 수두룩하다. 이러한 것들은 비록 아주 작고 간단한 것 같긴 하지만 어린이들의 과학기초실력을 익혀주는데는 더없이 소중한 것들이다.
아화교가「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른 자연과 학습자료」를 제작하는데는 지난6월1일부터 8월10일까지 2개월10일이 걸렸다. 종래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일깨워주는 과학교육을 하기 위해 교과서 위주에서 탈피, 개개인이 교사의 지도 없이도 자신이 수집한 자료로 자신이 실험기구를 만들어 실험하도록 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지금 자료실에는 1천3백41종, 8천8백20점이 수집되어 2개 교실이 비좁을 정도로 진열되어 있다. 수집된 자료는 어린이들이 갖고 놀다 버린 팽이에서 빈병·톱밥·구슬·조개껍질·못 등 구할 수 있는 것은 깡그리 모아놨다. 하나같이 못 쓸 폐품 같은 것들인데 이것들이 어린이들의 교육에는 다시없이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27명의 교사들의 집중적인 연구에 의해 학년별·단원별로 나누어졌다. 그리고 다시 이를 분담, 자료제작 해설서에 의해 하나하나 학생들 손으로 제작되었다. 다음에 이의 활용을 위해 「자료활용지침서」를 만들었다. 이 활용지침서에 의해 교사들은 자료의 활용법을 학생들에게 직접 실험시켜가면서 가르치는 것이다. 27명의 교사들은 이미 각자가 맡은 분야에 대해 연구에 들어가 연내에 고학년용 자료활용지침서를 낼 계획이다.
아화국교 김창옥 교사는『자료 없는 실험교육은 어린이들의 탐구력과 사고력을 일깨워 줄 수 없다. 지금까지의 자연교육이 마치 국어교육과 같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연구는 첫째 어린이들에게 흥미를 주는 실험·실습교육을 할 수 있고 둘째 교사만이 할 수 있던 실험을 어린이들에게도 시킬 수 있으며 세째 어린이 스스로가 모든 분야에서 조작이 가능해 개성을 쉽게 개발할 수 있으며 네째 어린이들의 탐구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경주=최은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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