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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소곡|김선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하늘에 명을 이어 놓고
몇 억만리 땅으로 돌아와서
오늘밤
나와함께 밤비가 내린다.
어디선가 머흐히 사무쳐 오는…
지구가 떠나가는 뱃고동 소리,
허구한 날을 영원으로 보내면서
귀 멀은 세월이여.
긴 기도를 드리다가
그대로 스르르 잠들어 버리는
피곤한 여전도사는
자기가 울린
종소리의
불쌍한 여운을 따라
후생에는 부디 외롭지 않을
낙엽 길을
멀리 꿈속으로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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