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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의학의 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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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런 일화가 있다. 세기의 여우 「마릴린·몬로」가 지압「팬」이 된 이야기다. 일본 방문 길에 그는 공항에서 위경련을 일으켰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저앉아 버렸다. 낭패할 지경이다.
이때 한 지압 전문가가 두 팔을 걷고 나섰다. 그는 수분만에 신음하는 「몬로」를 일으켜 세웠다. 불가사의한 사건(?)으로 그 무렵의 큰 화제가 되었다. 그후 「몬로」는 상당한 경지의 지압술을 스스로 익혔다고 한다.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지압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가는 것 같다. 소아마비로 고통을 받고 있는 한 소년이 지압에 의해 활기를 찾았다는 보도도 있다. 시술은 볼과 10분간 다리가 불편하던 10대의 소년은 10평의 방을 16바퀴나 걸어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꿈 같은 일이다.
우리는 신체의 어떤 부분에서 통증을 느끼면 우선 손으로 어루만져 본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동작이다. 과학적으로 그것을 체계화한 것이 지압요법이다.
지압요법의 특징은 『진단 즉 치료』에 있다. 지압은 주로 인체의 외부에 노출된 근육을 누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근육 속엔 혈합·신경·임파관이 통하고 있다. 골격도 근육과 연결되어 있다. 각종 내장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혈압·신경·임파관·골격·내장 등에 이상이 일어나면 근육에도 그런 느낌이 전달된다. 정상적인 근육을 누르면 별 이상을 느끼기 못하는 경우와는 다르다.
만일 어떤 부분의 근육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이상 감각이 있으면 그와 관련이 있는 기관에 고장이 난 것을 의미한다. 이런 때에 지압의 시술은 효능을 발휘한다.
일설에는 「파스칼」의 원리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한다. 『밀폐된 용기에 압력을 가하면 어느 부분에나 동일한 힘이 미친다.』 이것이 그 원리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 60여년 전에 미국에서 전래된 민간요법이라는 주장도 있다. 일본에선 1930년에 그 시술이 허가되었다가 1955년엔 금지될 뻔한 곡절을 겪었다.
이 무렵 학자들의 진지한 조사·연구로 다시 활기를 찾았다. 고혈압·불면증·신경통 등엔 실증적 효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염증이나 전염병, 또는 출혈이 있는 질환엔 금기로 되어 있다.
비단 지압뿐 아니라, 침술(침구술)등이 근년에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새삼 각광을 받고있다. 한의사들의 집요한 노력으로 얻은 성과이다. 아직은 과학적인 규명이 부족한 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인체를 부속품의 「어셈블리」(조립)로 보지 않고, 전체의 조화와 균형으로 보려는 동양적인 태도는 훨씬 진지하고 아름다운 것 갈다. 동양적 도덕관, 아니면 동양적 신비관에의 회귀라고나 할까. 현대는 온갖 비인간적인「어프로치」에 식상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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