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극 무대진출에 큰 보람 느껴"|『맹진사댁 경사』서 경연하는 선우용녀·김창숙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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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는 23일∼27일 국립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극단 「실험극장」의 『맹진사댁 경사』에는 「브라운」관의 두 인기 「스타」 선우용녀양과 김창숙양이 무대에서 경연한다.
재 공연되는 『맹진사댁 경사』는 옛날의 결혼풍속을 풍자한 해학극으로 맹진사의 딸 「갑분」이와 청혼한 신랑이 병신이란 소문을 듣고 「갑분」이의 몸종 「입분」이를 대신 시집 보내는 얘기.
선우용녀양은 3년전 첫 공연 때부터 「갑분」역으로 호연을 보였고 김창숙양은 도미한 김혜경양에 이어 지난여름 광주공연부터 「입분」역을 맡았다. 『극 속에서 갑분이와 결혼할 사람이 입분이와 맺어지는 것은 갑분이와는 연분이 닿지 않고 입분이와 연분이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돼요.』 아무리 당사자들끼리 좋아해도 연분이 있어야 성사가 된다는 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라면서 선우양은 결혼의 운명론을 강조한다.
『옛날에는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모르지만 몸종을 대신 시집보낸다는 것은 인권유린이예요.』 아직 미혼인 김양은 마치 현실의 일인 것처럼 열을 올린다.
두 사람 다 이번 『맹진사댁 경사』가 본격적인 무대진출. 선우양은 3년전 이 공연에서 첫 무대를 밟은 후 『「노트르담」의 꼽추』등에 출연했고, 김양은 『「안네」의 일기』 「살롱·드라마」 『「셰익스피어」의 여인들』등에서 무대 경력을 쌓았다.
TV「드라마」가 일상적인 것이라면 연극은 축제적인 기분이 들고, 특히 막을 올리는 「에밀레」 종소리가 울리고 무대에서 5색 조명을 받을 때면 연기자로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두 사람은 말한다.
그러나 2개월이라는 오랜 기간의 어려운 연습을 거쳐 고작 5일 동안 10회 공연만으로 막을 내리자면 서운하고 아쉽고 또 허무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현재 똑같이 TBC-TV의 매일연속극 『사모곡』에 출연중인 선우양과 김양은 「정귀인」 「엄소용」이라는 악역을 나란히 맡아 시청자들의 욕을 먹고 있다는데 이번 「맹진사댁 경사』로 좀 만회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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