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크」 현대미술관에서 여류 사진 작가 「다이안·아버스」작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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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7l년 여름 48세라는 나이로 자살을 한 여류 사진 작가 「다이안·아버스」의 작품전이 최근 「뉴요크」 현대미술관에서 열렸다.
「패션」에 관한 사진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독특한 평가를 받았던 사진 작가. 그는 죽기 5년 전부터 「뉴요크」 사진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여 「뉴요크」를 중심으로 한 도시 생활의 허무함을 「테마」로 잡았던 작가로 인정받았었다.
「아버스」의 작품 세계는 이제까지 여느 사진 작가들을 지배했던 태도와 전혀 다르다. 우선 그가 작품에 담았던 주제는 대부분 평범한 인물들이 아니고 괴상한 모습을 한 거인, 발육이 늦은 어린아이들, 「누디스트」, 성도착자, 불구자 등이었다.
사실을 피하지 않고 보이는 대로의 모습을 「렌즈」에 담은 「아버스」는 그래서 가장 「센티멘틀」하지 않은 사진 작가로 꼽히기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을 가는 것』이라고 생전에 말했던 「아버스」는 이처럼 괴상한 인물들을 주제로 택하는 이유를 『나는 불구자들을 주로 찍어 왔다. 이 일은 내게 굉장한 흥분을 주며 내게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그들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나 자신도 두개의 얼굴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었다.
이처럼 특이한 인물들을 찍었기 때문에 그가 사진을 찍는데는 늘 모험이 뒤따르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현대미술관 사진전은 이러한 그의 모험을 모은 것. 온몸에 문신을 한 남자, 숲 속에 홀로 서 있는 10대의 「누디스트」 소녀, 거인 아들을 쳐다보는 어머니와 아버지, 쌍둥이소녀, 왕과 여왕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진들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 사진들은 오랫동안 집요하게 인간의 생태를 추적한 산물인 것이다.
「아버스」는 「뉴요크」 5번가에서 옷가게를 낸 「데이비드·니메로브」를 아버지로, 시인이었던 「허워드」를 오빠로 자라나 18세에 그와 동업 「패션」 사진가였던 「앨런·아버스」와 결혼, 약 20년 후 헤어지고 이후 두 딸과 살았었다. <뉴스위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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