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아사다 0.47점 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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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8일(한국시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프리스케이팅에서 131.12점을 획득해 총 204.49점으로 우승했다. 김연아가 프리 채점 결과를 본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그레브 AP=뉴시스]

‘영원한 라이벌’ 김연아(23)와 아사다 마오(23·일본·사진)는 지난 주말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각 다른 대회에 출전해 ‘원격 대결’을 벌였다. 김연아는 8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12를 획득했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73.37점)을 합쳐 204.49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는 7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프리 스케이팅 131.66점에 쇼트 프로그램(72.36점)을 더해 합계 204.02점이었다. 0.47점 차이. 김연아가 약간 앞섰지만 소치 올림픽에서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는 점수였다.

 ◆둘 모두 성과 거둔 대회=지난 3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가벼운 발등 부상으로 올해 ISU가 주최하는 그랑프리 대회에 불참했다. 그래서 자그레브 대회는 김연아에게 소치 올림픽에서 펼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였다. 결과는 역시 ‘피겨 여왕’다웠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올 시즌 여자 싱글에서 나온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프리 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는 격정적인 느낌을 4분10초에 소화하는 고난도였다. 그는 3회전 연속 점프의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에서 착지 순간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했다. 크게 흔들릴 수 있었지만 그는 노련하게 풀어갔다. 오히려 트리플 러츠 단독 점프에 더블 토룹을 넣는 연결 점프로 감점을 최소화하는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여왕’다운 강한 멘털이 작동한 결과였다.

 김연아가 빠진 채 치렀던 올 시즌 여자 피겨에서 아사다는 단연 돋보였다. 1차와 4차 그랑프리에서 잇따라 200점을 넘기며 1위를 차지하고, 홈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우승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이후 김연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아사다로서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기회가 됐다.

 ◆프로그램의 차이=김연아의 장점은 표현력이다. 손끝의 미묘한 움직임과 풍성한 표정으로 팬들을 숨막히게 한다. 방상아 SBS 피겨 해설위원은 “아사다가 점프를 돋보이게 하는 프로그램 구성을 했다면 김연아는 작품성을 우선했다. 김연아가 점프·스텝 등을 좀 더 가다듬으면 (아사다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사다는 예술성에서의 약점을 기술로 만회하려 한다. 트리플 점프에 매달리는 이유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는 주특기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 회전)은 한 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김연아를 이기기 위해 대회 직전 프리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한 차례 더 넣는 모험을 감행했지만 모두 회전수가 부족했고, 착지가 불안했다. 트리플 플립에서도 회전수가 부족했는데 성공한 것으로 인정받아 홈 어드밴티지 논란도 일었다. 경기 후 아사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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