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줄리아제」 에 한국 신부·신자 11명과 참가|"도민 최대의 축제…성가는 한국어로 불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해마다 일본「고오즈지마」(신진도) 에서 열리는「줄리아」 제는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섬사람 전체가 참여하는 커다란 축제였다. 「오다· 줄리아」는 이제 이 섬사람들의 수호신으로 추앙을 받고 있다.
동경 대교구는 5년 전부터 해마다 5윌 마지막 주일에 이 섬에서 「줄리아」제를 올리고 「줄리아」의 무덤을 순례하고 있다.
한국 측에서는 70년부터 여기에 참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5월 나는 「시라이·야나기」 동경 대주교의 초청으로 한송렬 대주교·신부 3명· 신자 9명 등과 함께 이「줄리아」 제에 참가했었다. 일본측에서는 「야나기」 대주교를 비롯, 40여명의 성직자가 참가했고 동경에 살고 있는 한국 교포 신자 70여명도 합류, 모두 6백 여명이 참가했었다.
울창한 숱에 덮인 마을 광장에서 나와 한 대주교· 「시라이」 대주교가 집전한 「미사」로 「줄리아」 제는 시작됐다. 특히「미사」 중에는 한국어로 성가를 부르고 기도문을 외기도 했다.
「미사」 가 끝난 다음에는「줄리아」 묘까지 긴 행렬을 지어 모두 참배했다. 「줄리아」의 무덤은 마을 가운데 민가들과 함께 있었다.
둥근 봉분도 없이 한국의 3층탑 같은 묘표 만이 우뚝 솟아 있었다. 천주교 신자들이 아닌 섬사람들은 그들대로 제를 지냈다.
이날은 섬사람들에게 1년에 한번 있는 경축일이었다. 저녁에는 섬사람들이 커다란 「홀」에서 환영 잔치를 베풀어 섬의 민속춤과 민요 등을 보여줬고 이에 답해 한국 신자들은 우리 민요를 부르기도 했다. 노기남 (대주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