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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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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내무위는 10일 4개조로 나누어 예년엔 감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서울시내 몇 개 구청과 경찰서 및 경기도 의정부시와 경찰서에 기습감사를 단행.
감사반은 지난 5일 대외비로 미리 결정해 둔 대로 10일 상오10시 내무위원장실에 모여 2∼4명씩 4개조로 감사에 나섰는데 끝까지 비밀에 붙이는 것은 체통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와 출발직전에 전화로 연락해 주었다.
서울시는 지난 5일 현황설명 때 차지철 위원장이 『서울시 산하기관은 예고 없는 감사가 실시될지도 모른다』는 예고를 해주어 준비를 갖추고 있었으나 차 위원장과 조홍래 의원이 나간 의정부시는 전연 준비가 없어 허둥대기만 했다.
처음 실시된 일선서 감사에선 이색적인 문제도 제기되었는데 중부서에서 나석호 의원(신민)은 『점장이들도 퇴폐풍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 한 건도 적발치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관내실태를 조사, 서면보고 하라고 했으며 이택희 의원(신민)은 일·중공 수교 후 관내 화교들의 동태를 조사 보고하라고 했다.
법사위의 서울형사지법 감사에서 공화당의 김숙현 의원은 미제사건을 따지면서 10년 이상 묵은 한 선거사범의 처리문제를 들고 나왔다.
김 의원은 『전국회의원 한사람은 61년 선거사범으로 입건돼 혁명재판소 심리를 받다가 지금껏 미결로 남아 당사자는 한창 활동할 수 있는 40∼50대의 세월을 출마는 물론 취직도, 해외여행도 못하게 한 것은 인권침해가 아니냐』고-.
임기호 형사지법원장은 『작년 김 의원으로부터 비공식으로 지적 받았으나 소송기록을 못 찾아 1개월간 수색작전 끝에 지난 6월 간신히 「캐비니트」 하나에 가득한 그 사건의 기록을 찾아냈으니 얼마 안돼서 결말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른바 「급행료」라는 것과 법원주변의 사건 「브로커」문제는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감사반에 의해 지적되었다. 한병채 의원(신민)은 『신청사건서류가 판사실까지 올라가는데 속칭 급행료라는 것이 붙어야 하는 것이 통례이며 이것은 조직적·계통적으로 거둬들여져 관계자들끼리 나누어 먹는다는 말도 있다』면서 『심지어 판·검사까지 「브로커」와 결탁돼 있다는 얘기도 있으며 「형사재판에는 변호사가 필요 없다」는 변호사 무용론까지 나도는 형편』이라고 지적.
속초출신 한병기 의원(공화)을 반장으로 한 농림위 1반의 강원도 감사는 한 반장이 수감기관의 답변을 유도하고 도의 사정을 대변하는 등 강원도의 입장을 감싸, 홍병철 의원(공화)은 『감사반장이 출신도라고 해서 강원도를 옹호하면 감사에 지장이 있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홍 의원은 농림관계 질문을 하다가 불쑥 『연좌제가 폐지됐다고 하나 사실은 그대로 남아있으니 경찰국장은 요시찰인을 재분류해서 연좌제 적용을 없애도록 내무장관에게 건의하라』고 요구.
임종기 의원은 『새마을 사업으로 17억원을 투자해서 28억원의 효과가 나와 11억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는데 산출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으며 정규혜 의원은 『새마을 사업으로 전국 평균 농가 호당 2만원 내지 14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데 강원도의 경우는 어떠냐』고.
최 지사는 『새마을사업 11억원의 부가가치는 업자에게 맡길 경우의 비용이 농가 스스로 추진함으로써 절감된 액수』라고 설명.
의원들의 질문을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설명조로 답변한 최 지사는 『강원도의 어린이 체위가 전국 어린이 평균 키에서 4cm나 작아 원인을 캐보니 단백질의 부족으로 밝혀졌다』면서 『체위향상을 위해 옥수수보다는 콩을 많이 먹도록 해야겠다』고 답변.
농림위 2반의 충북도 감사에서 김재춘 의원(공화)은 농림부는 고미가 정책을 유지하려는 반면, 경제기획원은 곡가 상승을 통제하고 있는데 지사의 생각은 어떠냐고 물었는데 태종학 지사는 『이농을 막고 영농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미가 정책이 타당하나 다른 물가의 앙등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할 줄 안다』고 답변해서 『두 장관을 의식한 지당 답변』이라는 야유가 나오기도.
건설위의 지방감사는 현장 확인이라 해서 분주히 자리를 옮기며 의원들은 본부 감사에 대비한 자료 수집에 치중.
10일 울산 특별건설국 감사에서 신민당의 오홍석 의원은 『울산공업단지 대지중 버려 두고 있는 1백51만평에 언제쯤 공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느냐』고 따지고 『현재도 5만t이나 남아도는 공업용수를 놔두고 73년 예산에 65억원의 신규투자를 책정한 저의가 무엇이냐』고 추궁.
신민당의 홍창섭 의원도 『미포항 방파제 및 건설공사에 시공업자인 현대건설이 7억원의 견적서를 냈는데도 12억1천 만원으로 추가 책정한 것은 모측에서 압력을 가해온 때문이냐, 또는 건설부장관이 지시했느냐』고 따지자 성도경 국장이 『본부 항만과장·계장과 울산국 항만담당자들이 회의를 열어 기술적 검토를 가한 끝에 추가한 것』이라고 답변.
이에 홍 의원은 『이 자리에 당시 회의에 참석한 과장을 불러 증언을 듣자』고 제의했으나 담당과장이 친상으로 부재중이어서 더 이상 파고들지 못했다.
신민당의 박해충 의원은 질문도중 『성 국장은 「욕가이찌」병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가 『모른다』고 답변하자 『일본 「욕가이찌」의 시민들이 공장에서 나오는 아황산「개스」 때문에 인명에 막대한 피해를 내는데서 생긴 병명』이라고 설명하면서 『공해에 시달리는 울산시민들이 제2의 「욕가이찌」시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장의 평소 연구열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었다』고 훈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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