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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은래 정점의 집단지도체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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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요크9일AP동화】연로한 중공의 모택동 당 주석을 누가 후계하느냐는 문제에 관해 수많은 보도가 나도는 가운데 중공지도층이 바라는 몇 갈래의 결론을 내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모의 후계자에 관한 모든 보도가 그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니고 있지만 특히 주은래 수상이 중공을 방문중인 미국신문 편집인들에게 말한 2가지 견해는 눈길을 끌게 하고 있는 것이다.
주은래 수상은 첫째, 오는 12월로 79세가 되는 모 주석이 타계할 때 우선 집단지도체제가 그 뒤를 잇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은래는 다음 번의 가능성으로 지난 1966년부터 69년까지의 문혁기간 중 문단을 휘둘러 반모파를 거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젊은 중앙정치국장이며 상해혁명위 부주임인 요문원과 같은 인물이 후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상해발신의 다른 보도는 모의 권력을 승계할 인물이 주은래 수상 자신이라는 추측을 전하고 있다. 이 보도는 요문원이나 장춘교(상해혁명위주임) 같은 사람은 모의 후계자가 아니라 주가 집권한 후 주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짙다고 관측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장춘교가 현재 서열상으로는 요문원보다 상위에 있지만 공산세계의 서열은 언제나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소련은 모택동 사후에 중공지도층이 심각한 권력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예측해 왔으며 일부 서방측 전문가들도 소련의 이 같은 견해에 동조해왔다.
여하튼 현 단계로써는 누가 모의 후계자로 등장할 것인가를 점치는 일은 하나의 모험에 속한다.
그렇다고 논리적으로 볼 때 후계자에 대한 추론이 전연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이에 관련, 주은래의 발언은 중공지도층의 견해를 일부나마 밝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모의 사후에 집단지도체제가 채택된다면 그것은 다른 공산국가의 유형이 될 것이다.
「스탈린」이 사망한 후 집단지도 체제를 택했던 소련은 「후루시초프」와 「브레즈네프」에 의해 2번이나 단일 독재로 바뀌는 과정을 밟아야 했다.
물론 중공의 현 상태는 이와는 거리가 있다. 현재로써는 중공에서 모의 사후 주은래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쥐게 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
주는 모와 같이 한동안 전권을 휘두른 다음 그의 후계로 집단지도 체제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모의 후계자로 지목되었던 유소기와 임표는 모두 거세되거나 저 세상으로 가는 불운을 씹어야만 했다. 유소기는 문혁기간 중 실각되었고 임표는 모에 대한 반역을 음모하다가 사망했다.
임표가 사망한 후 지난 69년 구전대회 때 그의 일파로 정치국원이나 당 중앙위원이 되었던 사람들도 하나씩 사라져 버렸다.
주은래는 따라서 장래의 지도자로 젊고 새로운 인물을 꼽고 있는 것으로 인용보도 되고 있다.
요문원이야 말로 주가 생각하고 있는 후계자로 가장 적합할는지도 모른다.
한편 모는 자신의 노령 때문에 이미 주은래를 정점으로 한 일종의 집단지도 체제를 현성케 했을 가능성도 있다.
즉 모의 이름으로 주가 실권을 행사케 하고 장춘교·요문원·강청·섭검영 등이 주를 보좌하는 형식이 그것이다.
당 군사위 부주석인 섭검영은 정치국장을 겸하고 있는 유일한 원수이다.
여기서 요문원은 문혁 중 사이가 나빠진 군부와 지도층간의 교량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군부야말로 구전대회 당시 득세한 가장 강력한 정치집단의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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