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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붕괴 3년 초라해진 나스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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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미국 나스닥 증시의 거품이 붕괴한 지 3년이 지났다. 나스닥지수는 '닷컴 열풍'과 함께 폭등세를 보이며 2000년 3월 10일 5,048.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닷컴기업들이 수익을 못내는데도 주가만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서 3년간 주가지수가 75% 가량 떨어졌다.

거품이 남긴 후유증=투자자들에게 한때 대박의 환상을 심어줬던 나스닥 상장종목들의 주가는 3년간 큰폭으로 떨어졌다. 나스닥의 황제주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고점 당시 주가가 1백1달러였으나 지난 7일 주가는 23.5달러에 불과했다.

인터넷 네크워크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는 1백36달러에서 13.2달러로 떨어졌다. 반도체의 대명사 인텔도 1백20달러에서 무려 87%나 하락했다. 당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퀄컴.오라클 등은 3년간 시가총액이 2조2천8백억달러에서 5천8백3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닷컴주의 효시인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의 주가는 99년 4월 2백10달러를 넘었으나 지금은 23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이토이즈.웹밴 등 한때 유망주로 소개된 닷컴회사들은 줄줄이 법정관리 신세를 지면서 투자자들을 울렸다.

돋보이는 생존기업=숱한 닷컴기업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주가만 천정부지로 올랐다가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운명을 맞았다. 그러나 거품 붕괴의 와중에도 나름의 수익모델을 확보하며 살아남아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는 기업들도 있다.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와 포털사이트 야후 등은 지난해 10월 뉴욕 증시가 급락했을 때 바닥을 다진 뒤 지금까지 시장 평균등락률보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베이는 11분기 연속으로 두자릿수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때 투기적 거품의 대명사로 여겨진 아마존도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비수익사업을 폐쇄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연간 40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회사로 부상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3년간 거품이 많이 꺼졌지만 아직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 들어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2.6%로 다우지수(-7.2%).S&P500지수(-5.8%)에 비해 낮지만, 기술주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주로 마이크로소프트.델.IBM 등 대형 IT 종목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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