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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창간 7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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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령 2171호. 오늘로써 창간7돌을 기념하는 중앙일보의 연륜의 기록이다. 우리는 먼저 본보의 오늘을 키워준 전국 방방곡곡의 애독자 제위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중앙일보가 강렬하게 풍기고 있는 고유한「칼라」는 그 사시와 함께 그 탄생이 이 겨레의 역사의 특수한 시기와 때를 함께 하고 있다는데 힘입은바 크다. 1965년, 본보는 나라안팎이 온통 개발의 연대라는 열풍으로 소용돌이치던 시기, 따라서「토머스·칼라일」의 표현을 빌자면, 이 나라의 역사상 일찍이 없던『최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의 한가위에 고고의 소리를 울렸기 때문이다.
본보탄생의 시기의 이 같은 시대적 특성은 나이 어린 본보에 남다른 소명의식 적 사명감을 안겨 주었다. 이래서 본보가 창간이래 변함없이 외쳐온 주장은 한마디로『본질의 추구』 라는 말로 집약된다. 중앙일보가 계속 게양 해온 표현가운데에는 때로『인간가치의 회복』이 그 전면에 나서기도 했고, 또 때로는『새로운 도의질서의 정서』를 외쳐보기도 했다. 인간이성의 본질적 발전지향성과 그 도덕적 선 성에 대한 신념에 입각한 우리의 이 같은 주장은 그러므로 앞으로의 한국사회에서도 끊임없이, 그리고 더욱 소리높이 외쳐질 것이다.
「개발의 연대」다운 갖가지 구호가 범람하는 가운데 흘러간 지난 7년 간,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는 그 정보환경에 있어 엄청난 확대변동의 추세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서 만도 전국적 규모의 각종 개발계획에 관한「피아르」문헌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는가 하면, 실지로도 전국토의 일일 권 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짐으로써 이에 따른 각종 교통·통신수단의 확대, 인구의 대이동, 도시화, 과학기술의 가속도적 혁신이 이루어졌었다. 한편에 있어 우리의 다변적 대외접촉이 날로 폭을 넓혀, 국민의 의식구조에도 어느덧 이른바 자주자족 적인「호리전트」가 펼쳐지게 되었다.

<환경공해와 매스컴>
이 모든 현상들은 한마디로 우리의 정보 환경에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인데, 이런 시대의 선도적 역할의 일목을 담당하기 위해 애써 온 것이 다름 아닌 중앙일보의 과거 7년간의 발자취였다. 특히 지난 1년 간 우리의 정보환경에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두개의 새로운 도전이 가해졌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전술한「개발의 연대」의 열풍의 소산인, 이른바 자연과 사회환경의 파괴문제이다. 목적과 수단이 당착되는 가운데 무절제하게 추진된 개발의 결과로써 지금 세계도처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연 및 사회환경의 생태학적 균형파괴문제는 세계의 매스컴들에 특이하면서도 공통적인 새 사명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올해 스톡홀름에서 열린『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파멸로부터 구출하자는「유엔」인간환경회의에 대하여 절대적인 지원을 보냈었다. 뿐만 아니라 본보는 이 회의의 주제를 『하나밖에 없는 한국』으로 고쳐 달고 우리 주변에서도 굉음을 내면서 급속히 파괴돼 가고 있는 자연환경 및 사회환경의 보존과 그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중앙일보의 이러한 노력은 비단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 이른바 환경공해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려는 것만이 아님은 물론이다. 본래의 목적을 이탈하여 무절제한 물량위주의 개발이 가져온 인명경시, 금권만능사상의 풍조 화, 도 농간·소득간 격차의 심화, 사치낭비 등 비생산적인 폐 풍이 가져다 준 국민사기의 저하 등, 환경공해 못지 않게 심각한 사회환경의 공해 요인과의 대결도 우리는 줄기차게 추구해나갈 것이다.
둘째로, 우리는 최근 평양과 서울에서 각각 원·라운드를 끝낸 이산가족 찾기 남-북 적십자회담이 몰고 온 사상적 갈등과 그것이 우리 사회의 정보환경에 투영시킨 도전적 성격을 새삼 명백히 구명해야할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 남-북 관계의 경천 동지적, 새 국면이라 할 이 같은 상황의 전개는 중앙일보로 하여금 우리의 국가적 존립과 민주주의적 신념의 정당 성을 지키기 위하여, 국민들에게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그리고 또 위정자들에게는 정치의 일대유신을, 강력히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성을 가중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본질추구」의 다짐>
이 같은 새로운 도전과 시련은 요컨대 우리에게 새삼 스스로가 발 딛고 서야 할 입장과 뚜렷한 원칙의 문제를「클로스·업」시킨다. 지금 우리사회는 올바른 방향감각을 상실한 채 추진된 공업화의 결과로 선진국 못지 않은 자연환경의 균형파괴와 함께 또 우려할 만한 사회균형의 상실현상도 목도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지금까지 밀폐되었던 북의 세계가 하루아침에 우리 면전에 노출되기 시작하여 우리국민의 의식구조 속에 이를테면 대 질적인 새 정보들의 해일상황을 일으키고있는 것이다. 오늘 이 시점에 있어 우리는 민주사회의 기둥이라 할 신문인들이 민주주의적 제 가치의 수호를 뜻하는「본질의 추구」에 더욱 헌신하려는 보다 열렬한 의욕과 결단을 보여줄 것을 서약하는 것이다.
창간 7주년에 즈음하여 우리는 애독자제위와 전국민 앞에 다시 한번 지속적인「본질의 추구」를 확인하면서, 중앙일보가 변함없이 민주언론의 대경대도를 걸어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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