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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토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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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두껍고 넓은 방패 모양의 독특한 잎이 특색인 토란은 천남성과의 다년생 초본으로 주로 뿌리가 사용된다. 아시아가 원산지. 우리 나라를 비롯, 일본·중국 등 열대 및 온대 지방에서 재배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예부터 한가위 (추석)에 토란국을 끓여먹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으며 토란은 위와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식품으로 이름 나 있다.
뿌리와 마찬가지로 잎도 식용되는 토란의 품질은 여러가지. 품종에 따라 성분에도 차이가 있다.
토란의 식품으로서의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평가된다. 첫째는 탄수화물의 공급원으로서 토란은 우수하다는 것, 둘째는 「칼슘」·인과 같은 무기질과 「비타민」B1, B2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세째는 위와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완하제로서 토란이 높이 평가된다는 점이다.
토란의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전체의 20·5%를 차지한다. 탄수화물은 생체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주요 공급원이다. 전분이 주이고 「가락토즈」·「덱스트린」·설탕 등도 들어 있어 토란의 특이한 감미는 이 물질들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토란의 「칼로리」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l백g의 토란은 약 92「칼로리」를 산출해낼 뿐이다.
토란이 우수 식품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는 이유는 풍부한 탄수화물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적당량이 함유되어 있는 칼슘과 비타민 B1·B2 다.
골격과 치아의 형성, 혈액 응고, 심장 및 자궁의 근육 운동, 각종 신진 대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칼슘」이 32mg% 함유되어 있으며 피로 회복과 피부의 보호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l (일반에게 「지아민」으로 알려져 있다)과 B2가 각각 0·15mg%, 0·05mg% 들어 있다.
토란은 알칼리성 식품. 또 위와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예부터 토란은 소화를 돕고 변비를 치로, 예방해 주는 완화제로서 유명하다. 송편·나물·고기 등 과식하기 쉬운 한가위에 토란국을 끓여 먹도록 한 우리 조상들의 슬기가 돋보인다.
습관적인 변비로 고통을 받는 환자나 치질이 있는 사람에게 토란이 적극 권장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에 있다. 그러나 종기가 났을 때 토란을 먹으면 잘 낫지 않는다든지 나아도 흉터가 보기 싫게 남는다는 항간의 속설은 확실한 근거가 없는 것 같다.
토란은 원래 독성이 강한 식품이므로 조리를 할 때 주의해야 한다. 소량의 소금을 섞은 물에 약간 삶은 후 조리를 하면 독성도 가시고 미끈미끈한 점성도 감소된다.
요리 시에는 음식물을 갈 때 쓰는 그릇에 넣어 휘저어 서서히 껍질이 벗겨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길 때 자칫 손이 가려워지기 쉬우나 약간의 소금물로 씻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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