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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못해본 남자도 조루를 걱정한다

중앙일보

입력

하이맨비뇨기과 강북점
손지철 원장

2005년에 개봉한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은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것을 기대하며 동정을 지키는 캐릭터이다. 최근 유행하는 농담 중에 25살까지 동정을 지키면 마법을 부릴 수도 있다는 얘기도 생각나며, 주인공의 순수함에 미소 지었던 영화로 기억된다.

진료실 문을 두드린 스물여섯의 남성 A씨는 바로 이 영화처럼 여자와의 관계가 한번도 없는 경우였다. 준수한 외모와 달리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는데, 병원을 찾은 이유는 스스로가 조루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는 최근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났고, 혹시라도 있을 상황에서 조루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이 여성과 꼭 잘 되고 싶어 병원을 찾았다고 대답했다.

이 남성처럼 이성과의 첫 만남과 성관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경우 스트레스나 압박감, 불안감 때문에 조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혹시라도 조루가 발생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조루는 필요 시 복용하는 치료제로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조루의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거나 예민한 감각 때문인 것으로만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학계는 조루가 성적 흥분을 담당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건강한 보통 남성의 경우 성적 흥분과 함께 세로토닌의 농도가 점점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 세로토닌이 급속히 고갈되면서 사정이 일어나게 되는데, 조루 남성의 경우 이 과정이 건강한 남성에 비해 훨씬 더 빨리 진행된다는 것이다.

조루가 발생하는 기전이 밝혀진 이후, 세로토닌의 급속한 고갈을 막아주는 다폭세틴 성분의 조루 치료제가 개발되었다. 조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80% 이상은 필요 시 복용하는 조루 치료제를 통해서 치료가 가능하다.

병원 치료가 두렵다고 해서 인터넷 등에 퍼져있는 민간요법은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민간요법 중에서 거친 물건으로 귀두를 자극해 민감도를 떨어뜨리라는 조언이 있는데, 자칫 잘못했다가는 오히려 감염을 유발해 성기능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소변 참기 등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방법들은 오히려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남성들이 조루를 창피해하고, 병원 찾기를 꺼려하지만 조루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삶의 질도 올릴 수 있다. 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남성 10명 중 3명은 조루 환자로 나타났다. 특히, A씨처럼 아직 관계를 갖지 않은 남성도 본인이 조루가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조루는 알약 한 알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니 혼자 고민하기 보다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에서 주인공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첫날밤 관계를 갖는 것에 성공한다. 다만, 첫 경험이기 때문인지 주인공의 사정은 빨랐고 여자주인공은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사실 누구나 처음부터 성공적인 관계를 이루기는 어렵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누구나 행복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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