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실험영화 『나탈리·그랑제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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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의 여류작가 「마르그리트·뒤라스」여사(58)가 최근 자작「시나리오」 『나탈리·그랑제르』를 영화화하고 있어 구미영화계의 화제가 되고있다.
「뒤라스」여사는 소설 『「앙데스마」씨의 오후』를 비롯, 많은 문제작을 발표하여 현재 「프랑스」문단의 중진으로 꼽히고 있는 작가인데 영화와 연극 등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히로시마」내사랑』(알렝·르네 감독에 의해 영화화됨) 등 몇 편의 「시나리오」와 희곡 등을 써낸 바 있다.
영화로는 세 번째 작품이 되는 「뒤라스」여사의 『나탈리·그랑제르』는 이전에 발표된 그녀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스토리」도 사건도 없는 실험적인 화면은 한 남자와 두 여자 그리고 아기가 살고있는 한 가정의 어느 오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오후 그 가정에서 일어나는 별다른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으며 한 「시튜에이션」에서 다음「시튜에이션」으로 넘어갈 때 거기에는 어떤 연관성이나 극적 긴장감 같은 것도 없다.
등장인물은 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안주인 「이자벨·그랑제르」와 그녀의 남편, 그녀의 집안 일을 도와주는 하녀, 그리고 이 평온한 가정의 유일한 문제로 보이는 난폭한 아이 「나탈리·그랑제르」등이 전부이다.
답답할 정도로 사건도 없고 이야기도 없는 이 작품은 결국 관객에게 현대인의 일상생활의 무의미성과 그 속에 숨어있는 불안을 보여주고 있다. 【AFP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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