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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바차림의 긴급국무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박정희 대통령은 19일이래 매일 서울시에 나와 시간마다 피해상황을 보고 받으며 인천만 간만시간에 맞춘 청평「댐」의 수문개통, 대통령전용 「헬리콥터」도 포함해서 공군의 모든「헬」기를 인명구조에 동원토록 하라는 등 일일이 지시.
박 대통령은 21일에도 상오 8시반 서울시에 나와 복구대책을 지켜보면서 『관상대가 생긴 후 처음이라지만 내년에도 또 닥칠지 모르는 만큼 서울시는 내수처리, 축대붕괴에 대한 근본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하면서 『서울시민들도 새마을정신으로 피해복구에 임할 것』을 당부.
한편 청와대직원들도 김정렴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시내 평창동 산사태현장 복구작업에 동원되었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20일 하오 3시의 휴일긴급국무회의엔 국무
위원들이 모두 「잠바」차림으로 정시에 도착, 수해복구 계획을 세웠다.
이례적으로 김정렴 청와대비서실장, 홍성철 정무수석비서관, 정소영 경제제1수석비서관, 양택식 서울시장도 참석한 회의에서 김 종필 총리는 『이번 수해에 관민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히 대처한 것은 그간의 CPX훈련을 통해 얻은 경험 때문』이라면서 『그자세로 복구작업도 빨리 끝내자』고 다짐.
회의에선 군·관·민 총동원령에 따라 중앙 각 부처도 서울시내 각 구청별로 분담, 수해복구를 돕기로 했다.
이런 결정에 따라 21일엔 총무처가 종로구청, 문공부가 5대 고궁 등 기본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직원만 남겨놓고 모두 담당지역에 나가 중앙청은 비다시피 됐고-.
국회는 21일 하루를 「수해」국회로 하고 관계국무위원을 출석시켜 피해상황을 알아보고 구호대책을 따졌다.
공화당은 1천만원을 모금키로 하고 당의장 10만원, 당무위원 5만원, 소속의원 1만원, 사무국요원 1천원씩을, 당 간부 부인들은 자선「바자」회를 열기로 하는 한편 경제단체에 의연금을 보내달라는 서한을 내기로 했다.
휴일인 20일 정일권 당의장, 김용태 재해대책위원장 등은 서울시내 수해기구를 돌아보았는데 박명근 의원은 21일 『파주지방에는 수문 공사비 1억원을 안 들여 1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김보현 농림장관에게 항의하기도.
신민당서도 유진산 의원은 흑석동·사당동을, 김대중 의원은 박종률·김상현 의원과 함께 평창동 산사태 지역 등을, 김영삼 의원은 최형우 의원과 사당동·한강로일대를, 이철승 의원은 이택돈 의원과 한강로 안양수해 지구를, 양일동 의원은 금호동등 수해지역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구호금을 전달.
인도에서는 인도·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해서인지 김용식 외무장관의 방인 성과에 대한 공식적인 논평이 없으나 「뉴델리」의 한 외교전문기자는 『이번에 눈에 띄는 어느 한 부분보다도 양국을 둘러싼 국제경세평가에 상당부분 의견을 같이한 점이 장기적인 면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과 두 차례 회담을 한 「싱」외상은 『지난 3일간의 회담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다』면서 특히 한국의 통일을 위한 남북간의 노력에 대해 제3자의 간섭 없는 모든 쌍무 노력을 찬성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제 서울∼「뉴델리」간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지겠다』면서 「레일」 위에 올라 서게된 대 인도외교라는 기차를 계속 밀기만 하면 된다고 했고-. 【뉴델리=성병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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