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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기지로 위기모면|「모로코」의 불발 공중 쿠데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라바트17일UPI동양】「모로코」국왕「하산」2세는 16일「모로코」영공에서 자국공군기들의 공격을 받아 그가 탑승한 사유 「보잉」727 「제트」기가 공중 폭발 또는 추락할 뻔했었으나 국왕 자신의 순간적인 기지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했음이 17일 밝혀졌다. 「하산」왕은 3주일간의 하계 휴가를「프랑스」에서 보낸 다음 이날 「스페인」의「바르셀로나」에 잠시 기착, 「그레고리오·로페스·브라보」「스페인」외상과 오찬을 가진 후 그의 「보잉」727「제트」기 편으로 귀국 중이었다.
「하산」왕의 동생 「물레이·압달라」공이 전한 바에 의하면 국왕비행기가 「모로코」의 「데트완」상공에 이르렀을 때 4대의 「모로코」공군 F-5 전투기들이 마치 경호비행을 하기 위한 것처럼 국왕탑승 기 근처에 다가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비행기들은 돌연 아무 경고도 없이 국왕탑승 기에 기 총 소사를 가하기 시작, 순식간에 수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총탄들이 기체를 뚫고 나갔다.
국왕은 순간적으로 사태를 직감하고 즉시 조종석으로 달려가 무전기를 들고 공군「제트」기 조종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거짓말로 그들의 공격을 중지시키는데 성공했다.
『나는 비행기사이다. 조종사는 사살되었으며 국왕은 치명상을 입었다. 우리비행기에 기총소사를 가할 필요는 없다. 공격을 중지할 경우 최소한 1백여 명의 승객의 생명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착륙하게 해달라.』이렇게 해서 국왕의 기지에 감쪽같이 속아넘어간 공군조종사들은 기총소사를 중지했으며 국왕탑승 기는 3개의 「엔진」가운데 2개가 고장, 겨우 하나만으로 「라바트」「살테」공항에 비상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뒤따라 온 공군기들은 그들이 속은 것을 알자 공항「터미널」과 특히 귀빈실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가했으며 국왕은 재빨리 공항근처의 작은 나무숲 속에 뛰어들어 천만다행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 공격으로 군인을 포함한 8명이 사망하고 관광 상·「이슬람」문제담당 상 및 정부 각료 4명 등 모두 47명이 부상했다. 사건 후 4대의 공군기 가운데 1대는 해안에 추락했으며 나머지 3대는 「케니트라」공군기지에 착륙했는데 정부군은 즉각 「케니트라」공군기지를 포위, 총격전 끝에 이를 점령하고 다수의 공군반란장병들을 체포했다.
그런데 이 공군기지 안에 있는 미 해군통신부대 장병들과 미군교관들은 공군 반란군인들에 의해 6시간동안 감금당해있었다.
「하산」왕은 지난 1971년7월10일에도 그의 42회 생일축하연에서 일단의 반란장교들에 의해 살해될 뻔했으나 외교사절들을 포함한 97명의 사망자를 낸 끝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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