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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경찰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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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946년 25명의 운수 경찰관으로 시작한 여성 경찰관의 수는 현재 4백30명으로 증가, 전체 경찰력의 약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수의 증가뿐 아니라 초기의 여경이 맡던 업무에 비해 요즘 여경의 역할은 훨씬 늘어났다. 초기에는 여경의 임무가 주로 여성 문제·청소년 문제·노인 보호 등에 국한되어 있던 데 비해 요즘은 범죄인 검거를 제외하고 여경의 손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남자 경찰관이 다루기 힘든 여성 문제는 물론이고 수사 활동에 필요한 각종 정보 수집, 범인 미행, 몸수색, 가택 수색까지에도 여성 경찰관이 활동하기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여성 경찰관이 활동할 경우, 의심받지 않고 수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년·소녀 문제는 여성 특유의 온화하고 자상한 성격과 모성애로 남자 경찰관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성과를 얻고 있다』고 경찰 경력 27년째의 최헌자씨(서울 시경 민원 사무과·경감)는 말했다.
다른 직업과는 달리 어려움에 부딪친 각계각층의 민간인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경찰관은 봉사와 희생정신을 가장 필요로 한다. 민원사무를 맡은 경우 단순히 서류를 접수, 창구에서 처리하는데서 일을 끝내지 않고 인정에 끌려 사적인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찰관의 근무량은 다른 일반직 공무원보다 많은 것이 보통이다. 상오9시 출근, 하오6시 퇴근이 근무시간으로 정해져 있지만 출·퇴근 시간은 거의 지켜지지 않는 실정. 공휴일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관이 되기 위해서는 치안국에서 실시하는 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 신장 1백56㎝이상으로 자격을 제한하고 있는 이 시험에는 경제대의·일반상식·면접 등의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시험은 매회 정기적으로 실시되지 않고 그때 필요에 따라 있는데 해마다 경쟁률은 10대 1을 넘고 있다.
자격 제한은 고졸 이상이지만 여성 경찰관의 상당수가 대학 출신자. 지난67년, 69년에는 학사 여경이라 하여 학사 출신을 따로 선발하기도 했는데 학사 출신이 받는 특전은 없다.
현재 경찰 관계 교육을 하는 곳은 경찰 전문학교와 동국대학교의 경찰 행정학과 두군데 뿐이고, 경찰대학에서는 주로 경찰의 재훈련을 담당한다. 62년에 신설된 동국대 경찰 행정학과의 정원은 30명으로 졸업생은 거의 예외 없이 경찰간의 「코스」를 밟는데 여성으로는 이이수복씨(경찰대학 강사)가 유일한 졸업생이다.
초기에는 도로·공항·항만 등 교통 운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운수 경찰과 일반 경찰을 따로 구별해 채용했지만 48년 이후 이 구별은 없어졌다.
시험 실시 후 합격자가 결정되면 경찰대학에서 경찰관이 되기 위한 2개월 훈련을 쌓아야 한다. 행정학, 법규, 형사 수사법 등의 이론과 포승술, 태권도·유도 등의 실기가 포함되는데 이 훈련은 남성과 다름없는 힘드는 과정이다.
경찰관의 직위는 순경에서 시작, 경장·경사·경위·경감·경정·총경·경무관·치안감·치안총감으로 구별된다. 이제까지 여성으로는 황현숙씨가 차지한 경무관이 가장 높은 지위였고, 현재는 경감으로 최헌자씨, 이옥자씨(치안국 소년계), 정덕희씨(부산시 소년계)가 있을 뿐이다.
올해 경찰관이 된 도익자양(서울 시경)은 『경찰관은 근무량과 근무시간이 많아 힘든 직업이지만 신고된 미아를 찾아 줬을 때 부모가 감사하는 등 근무의 성과가 즉각 나타나므로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경찰관의 초봉은 2만2천원선. <박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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