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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에 외유 금지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여야당은 국회가 개회될 10일까지는 사채 동결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상임위는 열지 않기로 양해.
신민당 일부에서는 3일 『일단 경제 관계 상임위의 간담회라도 열어 정부의 설명을 듣자』고 했으나 공화당은 『긴급 경제 명령에 따라 분주해진 정부에 일할 시간을 주어야한다』고 이를 반대.
그 대신 절충안으로 사채 동결 조처에 대한 신민당책을 다룰 신민당 내의 11인 정책 소위에 태완선 경제기획원장관이 4일 하오 한차례 나와 「브리핑」을 하기로 양해했다가 그것도 보류.
공화당은 4일 열린 정책위 의장단 회의에서도 정부에 일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해서 국회가 열릴 오는 10일까지는 당의 정책 관계 회의에 각료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를 일체 부르지 않기로 하고 이날도 사채 동결 조치에 대한 시중 여론을 주고받는 가벼운 얘기만 하다 회의를 끝냈다.
「8·3 긴급 경제 명령」으로 오는 10일 83회 임시 국회가 열리게 됨에 따라 여야가 모두 소속 의원에 외유 금지령을 내렸다.
신민당의 경우 30여명이 지난 1일 입회 국회가 끝나자 외국 여행 신청을 냈었는데 이미 정성태 유청 (IPU 참석) 김대중 (일본) 김상현 (스위스) 조홍래 (미국) 김재화 (일본) 홍익표 이세규 (이스라엘) 의원 등 8명이 떠났고 4일엔 국회 개회전에 돌아온다는 조건으로 김영삼 의원이 일본으로 떠났다.
그러나 4, 5일 중에 출국하려던 양해준 김이권 서범석 박병배 김록영 홍창섭 김윤덕 의원 등 7명이 꾸려 놓았던 여장을 다시 풀어놓게 되었으며 이밖에 정일형 이철승 의원 등 외유계획을 세웠던 10여명의 의원들이 『전당 대회까지 닥쳐 올해 외유는 포기해야겠다』고 했다.
사채 동결 조처로 중앙관서의 중견 공무원 중 상당수가 근심스런 얼굴들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외무부 직원 가운데 「쇼크」를 받은 사람이 적지 않다.
많은 외교관들이 해외 공관 근무 중 절약해 모은 것을 본부 근무 중 생활비에 보태 쓴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로 1백만원 내외의 돈을 회사에 사채로 준 사람이 상당히 있다는 것.
직원들이 모여 앉으면 온통 이 얘기가 화제로 올라 남덕우 재무장관의 소액 구제 검토용의 표명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어느 공무원은 『우리나 파월 가족 퇴직자들 같이 생계를 의존하거나 보태는 사람은 구제될 것으로 본다』는 낙관적 기대를 갖는 이도 있었다.
총무처는 앞으로 공개 채용 시험을 거쳐 선발되는 합격자에 대해 2회까지 허용하던 현 보직 선택 제도를 1회로 줄이고 성적순으로 작성하던 임용 후보자 명단도 가나다순으로 할 방침.
4일 총무처의 한 관계자는 과거 3급 시험을 비롯한 각종 공채 시험 합격자들이 특정 부처에만 가려고 하는 폐단이 많아 금년부터는 일체 본인의 희망 부처를 묻지 않고 시험 성적과 소정의 훈련 과정 성적만을 근거로 임의로 발령을 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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