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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한다고 철거한 소공동 중국인 촌|10개월 째 착공 못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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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소 공동 중국인 촌이 재개발 사업 계획에 따라 헐린지 1년이 가깝도록 서울시는 이 지역의 구체적인 사업 집행 방침을 매듭짓지 못해 방치 상태에 놓여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이 지역 중국인 지주 14명과 합의, 1단계 재개발 사업으로 금년 5월14일까지 대지 2백96평, 연건평 2천4백여평의 현대식 5층 건물을 지어 새로운 「차이나·타운」을 만들겠다고 계약을 체결했으나 10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소 공동의 1차 재개발 지구는 시청 앞에서 조선 「호텔」쪽 3백69평으로 토지 소유는 중국인 15명 한국인 2명으로 모두 17명인데 중국인 14명은 서울시와 완전 합의했고 한국인 1명도 이에 동의, 15명이 이미 지난해 10월에 철거 완료했으나 나머지 2명이 합의되지 않아 아직 이들의 건물은 철거하지 않고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14명으로 구성된 중국인 재개발 화교 조합 (대표 이항련) 은 지난 5월14일부터 7월13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대해 진정서·탄원서·질의서 등을 냈으나 서울시는 『계획 지구 내의 한국인 지주와 의견 조정 중』이라는 성의 없는 회답만 왔다고 주장, 서울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여 빠른 시일 안에 이들이 자기 소유 대지 위에서 영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14명의 화교들은 서울시와 합의한 후 지난해 10월 완전 철거하여 을지로 입구 옛 내무부자리 가건물에 임대 계약으로 입주, 임시 영업 중인데 최근에는 불경기 때문에 2명이 휴업하는 등 경제적인 타격이 막심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불량 지구 재개발 사업 중 처음으로 시작된 소 공동 1차 사업이 이 같이 늦어지는데 대해 시 관계자는『지구 내의 한국인 지주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때문이나 빠른 시일 안에 매듭지어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한데 비해 화교들은 『서울시가 당초의 약속을 어기고 2차 지구의 한국인 지주들과 공동 건축물을 지어 공동 운영 관리 체제를 만들 계획』이라고 주장, 단독 운영하는 순수한 「차이나·타운」을 만들겠다고 서울시와 맞서고 있다.
「차이나·타운」이 들어서기로 한 소 공동 l차 지역은 조선·반도·「뉴코리아」「호텔」등이 있어 외국인들의 왕래가 빈번한 지역 이어서 빠른 시일 안에 재개발하여 외국인들에게 흥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하겠다고 시민들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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