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의원 중 노장층이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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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북 성명에 대한 국회의 대 정부 질문이 13일 끝났다.
8일간(일요일 제외)의 질문엔 21명의 여-야 의원이 등단했는데 신민당에선 대체로 정일형 의원 등 노장층이 반대로 중견 층 이하가 찬성으로 갈렸고, 사흘째부터 질문에 참여한 공화당은 모두 초선의원만 내보내 지지연설 같은 질문을 했다.
여야는 꼭 같이『문제점은 충분히 제시됐다』는 자 평들인데도 의원들의 질문의욕(?)은 높아 마지막날엔 신민당의 박해충 이형우 김재화 세 의원이『5분간의「미니」질문』을 강청, 승낙을 얻기도.
답변을 거의 도맡아 했던 김종필 총리는『처음 국회에 나갔을 때 의석과 방청석을 둘러보니 놀람·경계·의혹·당 황·환희 등 저마다의 다른 표정이 뒤범벅이 되어있어 차분히 설명해보려고 애썼다』면서『그러나 12일부터는 의사당의 모습도 충분히 가라앉은 것 같아 마음도 가벼웠고 답변「옥터브」도 높일 수 있었다』고 했다.
『헌정중단이나 정계개편 얘기는 반사회적 유언비어다』-.
김종필 국무총리는 13일 국회본회의에서 7·4 성명이 헌법을 정지시키고 국회를 해산시키는 등 장기집권을 위한 포석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정일형 의원(신민)의 질문에 대해 「옥터브」를 올려 반박도 겸한 답변을 했다.
김 총리는『항설이나 풍설을 가지고 의사당에서 말할 성질의 것은 못된다』『정권연장을 위한 수단 운운하지만 통일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정쟁 적 관점에서 평가하려는 발상은 마땅히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집권층 내부에 암투가 있어 남-북 성명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오세응 의원(신민)의 질문에 대해서도『박대통령을 모시고 한마음으로 일하고있으며 암투나 분열은 없다』고.
백남억 공화당의장은 12일 저녁「하비브」주한 미 대사를 시내「로열·호텔」에 초청해서 2시간 남짓 환담.
구태회 정책위의장·길전식 사무총장·김진만 재정위원장·신형식 대변인과「피터스」정치담당참사관도 동석한 이 모임은 신병치료 차 본국을 다녀온「하비브」대사의 쾌유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인데「하비브」대사는『남-북 성명 이후에 한국국회가 장기간에 걸쳐 이 문제를 논의해서 국민에게 충분히 알린 데 대해 감탄했으며, 이것이 바보 민주사회의 장점이 아니겠느냐』면서『비록 이 성명을 사전에 야당에 알리지 않았더라도 대다수의 야당의원들이 찬의를 표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는 것.
「하비브」대사는 한국의 외화절약을 위해 양주보다 청주를 마시자고 제의하고 다음 번엔 자신이 공화당 간부들을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연기얘기는 앞으로 꺼내지 않는다』는 조건아래 신민당 정무회의가 전당대회를 8월로 연기했지만 1년 연기를 주장했던 김홍일씨 계와 비주류일부선 계속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비주류의 조연하의원은 12일『전당대회를 8월말에 하자는 건 9월 정기국회 준비를 망쳐놓는 것』이라고 불평했고 박종률 의원 같은 이는『8월 대회에 동의해준 우리 쪽 정무위원은 모두 소환해야겠다』고 반발.
김재광 총무도『8월 대회엔 16개 사고당부의 조직책임명이란 선행조건이 있다』면서『그 선행조건이 쉽게 이뤄질 것 같으냐』고 의미 있는 얘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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