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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기의 놀이공원 이야기 <4> 다크 라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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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의 다크 라이드 어트랙션 `신밧드의 모험`

‘다크 라이드(Dark Ride)’는 단어 그대로 차량을 타고 어두운 실내 속을 누비는 놀이시설입니다. 그 속에서 실감나게 움직이는 애니메트로닉스(기계 장치를 활용해 제작한 실물과 흡사한 캐릭터를 원격 조정해 움직이게 하는 기술)와 조명·안개·레이저 등 각종 특수효과가 어우러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관람합니다. ‘다크 라이드’는 단순히 ‘타는 것’이 아닌 타고 ‘보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테마’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반 놀이공원이나 유원지보다는 테마파크에서만 타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사랑의 터널’이 ‘다크 라이드’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의 유원지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시설 중 하나였던 ‘사랑의 터널’은 작은 보트를 타고 꽃과 아기자기한 인형들로 꾸며진 수로를 따라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는 놀이시설이었습니다. 그 어두운 터널에서 많은 연인들이 첫 키스를 나눴다고 전해지지요.

‘다크 라이드’가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현재와 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은 1967년 디즈니랜드에 오픈한 어트랙션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 덕분입니다. 우리에게 영화로 더 친숙한 ‘캐리비안의 해적’은 디즈니랜드에서 가장 인기있는 놀이시설 중 하나입니다. 월트 디즈니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했지요. ‘캐리비안의 해적’은 보트를 타고 해적들의 삶, 해적들의 전투를 관람하는 놀이시설로, 지금도 한번 타려면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인기 어트랙션입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까지 제작됐습니다. 놀이기구가 영화화가 된 보기 드문 케이스 중에 하나인 셈이지요. 실제처럼 움직이는 해적들 그리고 대포 소리와 파도 소리, 해적들의 흥겨운 노래가 어우러지는 ‘캐리비안의 해적’은 남녀노소가 누구나 좋아합니다.

롯데월드에는 ‘신밧드의 모험’이 있습니다. 신밧드가 공주를 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신밧드의 모험’은 보트를 타고 두 번의 스릴 넘치는 하강을 거쳐가면서 스펙타클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보트를 타기 전까지는 모릅니다, 무엇을 보게 될 것인지, 무엇을 듣게 될 것인지. 그것이 바로 ‘다크 라이드’의 매력입니다.

드래곤 와일드 슈팅

‘다크 라이드’도 세월이 흐르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시설에 여러 기술력을 섞어 좀 더 다이내믹한 ‘다크 라이드’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차량이 상하좌우로 격하게 흔들리는 ‘스릴형 다크 라이드’도 그 중 하나입니다. 디즈니랜드의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Indiana Jones Adventure)’, 롯데월드의 ‘파라오의 분노’가 대표적이지요. 여기에 입체 영상과 특수 효과 등 4D 기술이 접목된 시설도 등장합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스파이더 맨의 놀라운 모험(The Amazing Adventures of Spider-Man)’, ‘트랜스포머 더 라이드(Transformers The Ride)’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차량에 올라 타 주인공과 함께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물이 뿌려지고 불이 치솟으면서 사실감을 더합니다. ‘총을 쏘고 점수를 획득하는 기술’을 접목시키기도 합니다. 일방적으로 관람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상호작용 다크 라이드’가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롯데월드의 ‘드래곤 와일드 슈팅’입니다.

라이드 헌터(Ride Hunter) 최원기. 전 세계 테마파크를 돌며 놀이기구만 보고 다니는 놀이기구 전문가. 현재 롯데월드 마스 터플랜팀장이다.

‘다크 라이드’는 곧 ‘모험’입니다. ‘다크 라이드’는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 ‘호기심’에 약한 사람의 심리를 잘 이용한 어트랙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어둠 속 환상 모험, 그것이 ‘다크 라이드’의 또 다른 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라이드 헌터(Ride Hunter) 최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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