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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성명을 보는 세계의 논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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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남·월맹에 유용한 선례>뉴요크타임즈
금주 남북한의 합의는 「아시아」와 전세계의 정치적 분위기의 개선에 지대한 중요성을 갖는 역사적 발전이다.
이 합의가 불러일으킨 일반적인 놀라움은 과거 남북한이 서로에 대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비방과 증오와는 대조적으로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이성있고 온건한 표현과 내용 사이의 대조를 반영한다.
남북한 고위관리들이 상대방 수도를 각각 비밀방문한 후 성취된 이 합의는 평화통일의 목표를 설정했다.
여러햇동안 매일 전쟁의 두려움을 가지면서 서로 대립해온 남북한은 이제 대화의 길을 택해 상호 고립을 종식시키고 긴장을 완화시킬 노력을 택했다.
남북한 사이의 두려움과 적대감은 20년 이상 존속해 왔고 양측 사이의 오랜 의혹과 긴장은 하룻밤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양측에는 아직도 군사적·정치적 정복을 기도하는 흉계 가능성에 관한 우려가 남아 있다. 그리고 한국동난동안 겪었던 무거운 손실에 관한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
이와같은 중요한 진전은 「닉슨」 미 대통령의 북경 및「모스크바」방문에 의해 생겨난 전반적인 세계 정치상황의 개선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방문들을 둘러 싼 정중한 분위기는 단지 3대 강국이 자신들 사이의 긴장뿐만 아니라 각기 그들의 동맹국들 사이의 모든 긴장까지도 완화하겠다는 관심을 충분히 신호한 것이었다.
서울과 평양의 지도자들은 이러한 신호를 이해하고 또 이에 맞추어 현명하게 행동했다.
금년초의 미·소, 미·중공협상에 있어서 국가이익은 「이데올로기」에 단연 우선했다. 남북한 지도자들도 이와 흡사한 정신으로 행동했다. 오랫동안 분단됐던 양측의 통일을 향한 이러한 중요한 진전의 영향은 한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이 합의에 관한 보도는 왜 월남에서는 이와 비슷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없느냐는 질문을 제기할 것임에 틀림없다.
더우기 월남과 월맹지도자들은 북한이 통일을 향한 이같은 최초의 중대 진전을 보임에 있어서 먼저 주한미군 철수 또는 서울정권의 변경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식케 될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진전이 월남에서의 진전을 보장해 준다고 결론 짓는다는 것은 경솔하고도 옳지 못한 것이겠지만, 남북한은 월남과 월맹의 어느쪽도 무시 할 수 없는 유용한 전례를 세워 놓았다. [뉴요크=로이터 동화]

<얼마간의 화해 진전 가능>더·타임스
중공 및 미국의 이니셔티브 와 소련 및 일본의 묵결적인 승인에 따라 남북한은 직접 대화의 길로 들어섰다.
남북한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이는 이 길로 일단 들어선 이상, 그들 자신의 재량 범주안에서 대화릍 가져 얼마간의 화해를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강대국들은 한반도가 그들에게 더이상 위험한 존재가 되지 않는 이상, 이 화해가 어떤 정치적 형태를 취하든 과히 크게 개의치 않을것 같다. 그러한 과정이 장구한 세월에 걸칠 것은 물론이나 다만 미국의 꾸준한 대중공 관계개선이 이 대화를 지탱시켜 줄 것이다. [런던AP동화]

<대장관…실패 위험성도>워싱턴·포스트
한반도에서의 사태 진전은 한마디로 장관이다. 근 30년을 두고 불구재천의 원수였던 남북한이 이제 국가 재통일을 향해 이른바『일대진전』을 했다. 이 놀라운 업적에 대해 그들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엄격한 통치체제 확보를 위해 자주 위기를 조성시킨 군인으로서만 여겨졌던 박대통령은 새로운 가능성을 주지하고 실천에 옮길 줄 아는 빈틈없고 신축성 있는 민족주의자임이 밝혀졌다.
북한의 김일성도 잔혹하고 편집병적인 광신자로부터 노련하고 융통성있는 인물로 변모했다. [워싱턴AP동화]

<남북한 합의 환영>
▲월남=「트란·반·람」월남외상은 5일 남북한 공동성명에 대한 월남정부의 최초의 공식태도를 밝히는 자리에서 남북한 합의를 환영했다.
「람」외상은 이어 월남도 한국이 북한에 대해 취한 것과 마찬가지로 월맹에 대해 직접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여러차례 제의했으나 월맹이 이를 거부한채 무력에 의해서 월남을 전복시키려 하고 있음은 유감된 일이라고 말했다.

<화해 성공을 빌어>
▲태국= 「타놈 · 키티카촌」 국가집행위원회 의장은 남북한 간의 화해 모색을 환영하면서 그것이 성공 되기를 빌었다.

<아시아 평화 거보>
▲「말레이지아」=「라자크 수상도 5일 남북한 공동성명을 한반도 통일은 물론「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거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라자크 수상은 한반도 화해가 동남아 중립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진지한 평화 추구>
▲「인도네시아」=「아담·말리크 외상은 남북한 공동성명이 한민족의 용기를 보여준 것이며 남북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진지하게 추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사태 검토>
▲동남아국가연합 (ASEAN) =ASEAN중립화 위원회는 6일부터 3일간 「쿠알라 룸푸르 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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