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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일보직전에서 햇볕 보게 된 미 사형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합법화된 살인행위」라는 비판을 받던 미국의 사형제도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판시로 죽음을 기다리던 6백50명의 사형수가 한숨 돌리게 됐다. 「죽을 죄」를 짓고 재심에 재심으로 버텨 5년∼8년간 법 절차를 최대한 활용, 연명하다가 형이 확정, 죽음을 기다리다가 67년부터 대법원의 헌법해석을 기다리느라 지금까지 유지해 온 「귀한 생명」들이었다.
선고를 받고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던 6백50명의 사형수 중에는 「로버토·케네디」를 살해한 「서한·서한」과 여배우 「샤론·테이트」를 살해한 「히피」인 「찰즈·맨슨」일당 5명 등 비교적 저명한(?) 인물들도 들어 있다.
미국의 사형제도라면 얼핏 「개스」처형실과 전기의자를 들 수 있는데 이 중「개스」처형이 가장 대표적인 것.
이중에서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샌프런시스코」근교에 있는 「샌켄틴」형무소의 「개스」처형실이다. 「샌켄틴」의 「개스」처형실은 1937년에 설비된 이래 67년까지 30년 동안 청산가리「개스」로 1백90명의 남자와 4명의 여자의 목숨을 삼켰다.
「샌켄틴」에서의 사형수 중 최고참자는 「찰리·타이크」라는 37세의 경찰관 살해범. 지금까지 11년 동안 처형 차례를 기다리다가 사형수 감방에서 사귄 동반객을 18명이나 앞서 보낸 기록을 갖고 있다.
「샌켄틴」에서의 사형수 대접은 비교적 후한 편으로 하루에 3시간30분 동안 복도에 나와 죄수들끼리 「카드」놀이·「체스」를 둘 수도 있다. 음식「메뉴」도 다른 죄수에 비해 값이 비싸며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자유를 주고 있다. 뿐더러 3사람 앞에 「텔리비젼」이 하나씩 배당되어 복도에 설치, 24시간 틀어 주는 형편.
한편 사형제도가 폐지됨으로써 미 형무소당국은 당장 사형에 드는 비용을 시설비를 제외하고 「사형사례비」(?)에서만 35만불 가량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샌켄틴」의 경우 한 사람을 「개스」실에서 처형할 경우 5명의 관리에게 4백50불, 입회목사에게 75불, 모두 5백25불씩 지불해 왔던 것이다. <슈테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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