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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장서각 방대한 사료, 세계화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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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은 “우리 성현들이 남긴 어록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장서각에는 국가왕실문헌과 민간사대문헌 등 막대한 장서가 소장돼 있다. 이런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국과 세계가 서로 소통하도록 하겠다.”

 2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배용(66·전 이화여대 총장) 신임 원장은 “그동안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다. 이제는 지구촌 문화 리더 국가로서 사명이 있다고 본다. 아무리 물질이 풍부해도 대립과 갈등은 존재한다. 그걸 봉합하려면 정신 문화가 필요하다. 그게 한국학이다”고 운을 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운영 방안에 대해선 ‘연구와 교육 기능의 조화’를 강조했다. “시대적 이슈와 맞는 한국학 연구와 세계와의 소통이 그동안 약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학은 지나온 시대보다 앞으로 역할이 더 크다. 문턱을 더 낮추고, 연구원의 지명도를 높여 일반인이 쉽고 친근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가령 우리는 종종 중국의 고사성어를 활용한다. 그런데 우리 성현들이 남긴 어록에도 가슴에 두고 새길 만한 문구가 많다. 그걸 정리하는 작업부터 구체화하겠다.”

 이 원장은 ‘전통과 지역’을 함께 묶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국의 600개 서원 중 소수·병산서원 등 대원군 때 폐철되지 않은 9개 서원과 연계, 교육 프로그램 등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향토 지역에 숨은 보석이 있는데 잘 모른다. 그걸 알려주고 전산화하는 작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는 『동의보감』이 소장돼 있다. 이 원장은 “이걸 단순한 의학서로만 보면 곤란하다. ‘동의보감’은 임진왜란이라는 민족적 재난을 겪은 어려운 시기에 추진한 국책사업이었다. 그 바탕에는 신분과 직업을 초월한 박애정신이 담겨 있다. 이로 인해 ‘동의보감’이 세계와 소통하는 코드가 되는 거다. 장서각에 보관된 의미있는 사료의 대중화·세계화 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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