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20일만의 재 회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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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판문점=임시 취재반】16일 상오 11시 판문점에서 열린 제20차 예비 회담은 2월17일 이후 1백20일만에 열린 탓으로 어느 때보다 많은 남·북 기자들이 참석, 회담장 주변에서 환담했다.
이날 회의장에 들어선 김연주 수석 대표, 박선규·정희경 대표는 북적의 김태희 대표 등과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를 나누었고, 실무회의를 통해 그동안 13차례나 만난 한적의 정홍진·정주년씨와 북적 실무자들은 다른 3대표에게 『오랜만』이라고 인사했다.
한적 안내양들이 「서비스」하는 가운데 양측 대표들은 북적에서 내놓은 과일즙을 마시며 잠시 보도진을 위해 「포즈」를 잡아주기도 했으며 모내기로 화제를 나누었다. 북적의 한 대표는 『북한에서는 벌써 해수욕을 했다』고 말해 우리측 김연주 대표가 『벌써 해수욕을 했느냐』고 놀리자 『아니 얼음을 깨고 해수욕을 했다』고 북적측이 대답했다.
김 대표가 다시 『바닷물도 어느냐』고 하자 머뭇거리던 북적 대표는 『겨울에 강에 언 얼음을 깨고 했다』고하여 한바탕 웃음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사를 나눈 뒤 양측 대표는 실무자 회의에서 합의된 의제 문안 정리 합의 문서를 교환했다. 미리 서명해 온 문서를 교환, 의제 문제에 관한 실무자 회의의 열매를 거두면서 김한적 수석 대표는 『의제 문제 해결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으나 예비 회담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 합의를 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실무 대표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 합의 문서가 교환되는 사이 회의장 주변에는 남·북 기자 1백50여명이 4개월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서독·미국·일본 기자와 소련 「프라우다」지의 평양 특파원 등 10여명의 외신 기자들이 취재에 부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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