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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제의 중공접근 본격화|삼정·삼능의「주4원칙」수락언저리|좌등 퇴진 확실해져|국교정상화에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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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박동순 특파원】삼정물산과 삼능상사의 대중공 경사는 이들이 일본의 2대 무역상사이며 또한 10대 상사 가운데 지금까지 대중공 접근을 신중히 다루어온 마지막 보루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일본 정계 및 경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같은 날인 14일 삼정의 야삼 사장은 삼능의 등야 사장이 각각 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주4원칙」수락을 밝힘으로써 앞으로 일본경제계에는 중공에 경사하는「눈사태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동시에 정치적으로도 일·중공 국교정상화에 대한 큰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 같다는 관측이다.
이를테면 1, 2위의 대상사이며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집단의 중핵인 삼정·삼능의 최후 저항선이 무너짐으로써 일본경제계의 중공접근 움직임이 완결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입장을 바꾸어 중공의 일본경제계 공략작전도 일단락된 셈이다.
삼정·삼능 양사가 갑자기 주4원칙을 수락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서는「사또」수상의 퇴진이 명확해진 국내의 정치적 동향을 지적할 수 있다. 이밖에 중공의「유엔」가입 및 미·중공 정상회담 등의 국제정세변화도 이유가 됐다.
즉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배경으로「포스트·사또」의 새 정권이 일·중공 국교정상화를 시도할 것이 분명해진 만큼 더 이상 관망상태에 있으면 중공의 마지막「티키트」마저 놓칠지 모른다는 초조감이 돌연한 태도변화로 나타난 것이다.
삼정물산의 야삼 사장은『중공의「유엔」가입 이후 정부의 일·중공국교 회복 교섭의 결과를 기다려왔으나 더 이상 늦추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상화여부에 관계없이 원칙을 수락하는 방침전환을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삼정·삼능 양사는 다같이 한국 및 대만과 상당히 밀접한 협력관계 (▲삼정물산=대한국자 1백70만불, 차관 5백만불, 대대만투자 1백40만불, 차관 5백만불 ▲삼능상사=대한국투자 1백만불, 차관 6천만불, 대대만투자 2백만불, 차관 4천만불)를 유지해 왔고 그러기 때문에 이점이 끝내 마음에 걸린 듯 삼능의 등야 사장은『오랫동안 거래해 온 곳도 생각 안할 수 없다는 점이 고민』이라고 솔직이 털어놓았으며 삼정의 야삼 사장도 한국 및 대만과의 협력관계는 모두「민생적」인 것이고 따라서 앞으로도 민생적 무역은 계속해 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이러한 여운있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중공「러쉬」의 마지막 선이 끊어지면서 경제계에는 벌써부터 활발한 중공접근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삼정·삼능을 마지막으로 일상암정·주우상사·일면·안택산업(이상 70년 봄) 이등충·겸송강상(71년말) 환홍·「도오멩」(72년초)을 포함한 10대 상사가 주4원칙을 받아들였다.
뿐만 아니라 천기중공업·석천도파마 등의 중공업 각 사와 일산 자동차 등도 같은 보조를 취할 움직임이며 신 일본제철과 부사은행 등은 도산 사장과 암좌회장의 중공방문계획 등 접근내용을 좀더 깊이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또한「도오레이」, 욱화성,「소니」등의 유력기업들에 의한 기술협력교섭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나타난 주목할 사실로서는 ①지금까지 각 사의「데미」(DEMI)회사를 통한 간접거래가 이제는 모 회사를 통한 직접 교역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②종전의 단순한 상품교역이 앞으로는「플랜트」중심으로 대형화해 가리라는 것이다.
특히 거래규모가 대형화하면서 경제계에서는 대중공수출에 대한 수출입 은행 자금사용을 요청하려는 움직임이 표면화하고 있으며 삼능유화, 욱화성 및「도오레이」가 추진중인 2백억「엥」이상 규모의 화섬「플랜트」수출상담을 이 문제에 대한 돌파구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중공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삼능중공업 등「군수분야」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이른바「군수산업」들은『중공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주4원칙 이후의 문제만이 남아 있을 뿐이라고 관계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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