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건강을 해치는 독소를 캔다|청과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청과물은 계절식품의 으뜸. 싱싱한 오이·무 우 등 채소 류 에서 딸기·수박·「토마토」·사과·복숭아·참외 등 종류도 풍부하고 맛과 영양도 폭이 넓다.
청과물은 2, 3년 전 만해도 계절을 탔지만 최근에는「비닐」재배로 생산의 폭이 확대되어 겨울에도 참외·수박·「토마토」등을 먹을 수 있게 되었으나 반면 계절감각이 상실되어 가는 느낌-.
그러나 이「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과일」에는 가끔 독소가 스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비닐」재배로 자라는 과일은 색깔·맛 둥이 자연스럽게 익은 것만 못하다. 악덕상인들은 이 같은 과일에 유해색소, 인공감미료 등을 사용, 미 숙 과실의 결점을 숨겨 팔고 있다.

<물들인 딸기 나돌아>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이 수박이 잘 익은 것처럼 물감주사로 물들이는 것, 미 숙 참외가 제대로 익은 것처럼 인공감미료로 주사하는 따위. 요즘엔 미 숙 딸기도 물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제철에 생산되는 과일도 모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식품공해의 형태로서 잔류농약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의 과일·채소에 대한 잔류농약조사에 따르면 69년 이후 잔류도가 높아져 가고 있고 유기수은 제 체 농약의 잔류 기간은 무척 길어 과일을 먹을 때는 철저한 세척이 요구되고 있다. 종전 농약은 껍질에만 묻어 있을 뿐 속까지 침투하지는 않았으나 최근에는 서서히 속까지 침투하는 독성농약도 밝혀지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이 71년 봄·여름·가을에 서울 동대문·불광동·남대문·왕십리의 4개 시장에서 팔리는「토마토」·딸기·참외·복숭아·사과·포도·배추·무 우를 사들여 검정한 결과에 따르면 모든 청과물에서 인체에 극히 유해한 비소(아비 산으로)유기수은 유기염소 제와 동·납(연)등이 검출되었다.
이 위험물을 재배할 때 구충용으로 살포한 약 30가지의 농약 일부가 묻어 비에 씻기고 바람에 날린 끝에 잔류된 것이다.
이 조사에 의하면 비소 최고 잔존 량은「토마토」0·50, 포도 1·25, 복숭아 0·60, 참외 0·45, 배추 0·40, 무 0·20 이었고, 동 최고 잔존 량은「토마토」 1·07, 딸기1·70, 포도0·72, 복숭아 1·20, 참외 0·32, 배추 0·60, 무 우 0·6, 납은「토마토」0·22, 딸기 0·90, 포도 0·3, 복숭아 0·96, 참외 0·70, 배추 0·91, 무 우 0·86, 유기수은「토마토」0·044, 딸기 0·040, 포도 0·015, 복숭아 0·03, 참외 0·03, 배추 0·09, 무 0·03, 유기염소 제는「토마토」0·035, 딸기 0·040, 포도 0·026, 복숭아 0·035, 참외 0·018, 배추 0·020, 무 우 0·030(단위 PPM)이었다.

<잔류비소 0·5ppm>
그러나 비소의 경우 포도를 제외하고는 평균 잔류 량이 0·5PPM∼0·6PPM으로 나타나 일본의 농약허용 한도 량 1PPM에 미치지 않아 당장「유해」라고 단정되지는 않으나 계속 먹게되면 유해한 것은 물론이다.
다만 포도에서는 최저 0·8PPM에서 최고 1·4PPM까지 검출되어 미국의 안전기준 1·0PPM을 넘고 있어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실정.
납은 평균 0·06PPM∼0·96PPM으로 일본의 토마토·딸기·복숭아·오이 등에 허용한 1PPM에 훨씬 미치지 않고 있으며 유기염소 제는 평균 0·009PPM∼0·04PPM으로 일본의 0·5PPM보다 크게 적었다.
이는 우리 나라의 농약사용경향의 반영인데 이 결과에서 보면 우리 나라 과일과 채소의 농약잔존 량은 아직 크게 문제시 될 정도는 아니지만 연간 농약의 사용량이 해마다 늘어 과일의 농약 화도 급「커브」로 상승하는 경향에 있다.
농약사용량은 작년에서 70년까지 사이에 21배가 늘고 있어 잔존 량도 비례할 것으로 보인다.

<농약 사용량 늘어나>
잔존농약 중 가장 무서운 것이 수은제 제. 수은은 극 미량이라도 인체에 들어가면 배설되지 않고 머리의 모근에 축적됐다가 나중에는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무서운 독성을 지녀 한때 수은제 제의 농약을 사용금지 했었으나 아직 철저한 규제가 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앨드린」「파라티온」등 살충제를 뿌릴 때 강력한 접착제를 섞어서 뿌리기 때문에 과일이나 채소에 붙어 웬만큼 씻어도 지워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앨드린」같은 것은 속으로 스며들어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유기살충제는 극히 적은 양을 흡수해도 효소작용이 억제되고 부교감신경이 과도로 흥분, 경련·두통·현기증·심한 발한·구토·복통을 일으키고 유기염소 제·유기수은 제 등은 체내에 축적되면 결막염·각막염·간염·폐렴·기관지천식·인두 염 등의 요인이 된다.
그렇다고 과일을 먹지 않을 수는 없다. 주부들이 위장된 과일을 고르는 눈, 농약이 묻어있는 과일을 잘 식별하고 정성들이면 영양 많고 맛좋은 과일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덜 익은「바나나」를 익힐 때 감을 익힐 때「카바이드」를 쓰는 것이 지적되고 있으나 이는 직접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
며칠 전 한국부인회의「불만창구」에 한 주부가 물들인 딸기를 고발했다. 씻어도 계속 빨간 물이 우러나 알고 보니 설익은 딸기에 물감을 들였던 것이었다.
따라서 제철 아닌 것은 제 맛이 안 난다는 상식이 필요하다.
6월말쯤이면 복숭아가 나와 학교 앞 골목에서 팔린다. 이는 적(적과)한 것으로 미 숙 과실이다. 버려야 옳은 것을 파는 것인데 농약도 묻어 있거나 염색위험이 높은 것.

<세제효과 과신 말아야>
제철이 아닌 수박이 속이 빨갛게 익은 것은 한번쯤 의심해야 한다. 또 요즘 늘어나고 있는 딸기 청정재배의 경우 밀려드는 손님으로 자기 밭 딸기가 모자라면 이웃에서 사들여 내놓는 경우가 많은 것도 지적되었다.
청정재배딸기에 불 청정 재배딸기가 섞여 팔리는 것으로 주의할 점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부를 현혹시키는 각종 세제의 과대한 세척효과가 지적되고 있다. 선전을 믿고 농약이 묻은 과일을 한 두 번 씻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 따라서 맑은 물로 여러 번 씻어 안심해도 좋다고 주부가 믿어질 때 먹을 것이다.
과일은 싱싱하고 맛좋은 것이나「상품」으로서의 과일엔 독소가 도사린다. 거듭 조심으로 맛을 즐길 것이다. <김영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