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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성균관대 대학원 6회 학술 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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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성균관대 대학원은 2일 윤리의 본질과 가치관을 주제로 한 제 6회 학술세미나를 가졌다. 주제발표는 김종호 박사의 구미철학의 입장에서의 가치관, 유승국 교수의 동양철학의 입장에서의 가치관, 임한영 박사의 대학생의 가치관 등. 성균관대 대학원 6회 학술 세미나

<구미철학의 입장에서-인간의 내적 완성이 윤리의 본질|무의무아의 정신으로 최대다수의 행복 구해|문명의 가치는 인격에의 봉사여하로 판단>
김 박사는 먼저 윤리의 본질을 서양철학의 입장에서 전개했다.
기술과학의 발전에 따라서도 인간의 지혜. 예술 종교는 같이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헤겔이 지적한대로 이들이 『역사적으로 발전하면서도 역사발전을 초월하는』때문이다.
외적자연의 개척·지배로 문명이 이뤄지지만 문화는 내적 자연의 개발을 통한 인간의 완성에 목적이 있다. 이 문화를 지도하는 것이 지혜. 윤리이다.
문명의 가치는 윤리적 가치가 아니며 윤리에는 중립적. 중성적 가치다. 이 문명을 인간본래의 인격적 생명이 봉사케 하는가, 또는 정신의 자유를 발현하는데 어떻게 봉사케 하나하는 하는 등의 기준에서 윤리적 판단이 가능할 뿐이라는 것.
도덕이 요구하는 보편타당 한 윤리기준은 루소의 보편의지나 칸트의 이성의지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경험적인 수량상의 많고 적음이나 전체성과는 관계없이 질적 보편성을, 당위를, 무상혁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따라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표준으로 내세우는 공리주의가 윤리성을 유지하는 것은 『이기심을 부정하고 남을 사랑하고 인류전체에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무아의 주장이 그 안에 있기 때문』으로, 단지 공리중의는 그런 정신을 망각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쾌락에 윤리성이 있는 것은 자기 한사람의 쾌락을 버리는 인격이 남에게는 쾌락을 준다고 하는 사랑에 의해서 비로소 생긴다는 주장이다.
민주주의가 다양성을 주장하는 것은 경험적 보편성의 주장이지만, 민주주의 존립은 소수자나 반대자를 용납하고 관용한다는 보편의지나 이성의지의 존립에 대한 인정을 포함하는 데서만 가능하다. 즉 『민주주의의 퇴락을 막는 일은 실로 선험적인 윤리성을 자각하고 그것을 정당하게 승인하는 일』이라는 것.

<동양철학의 입장에서-구체적 현실상황감안 새 인식 필요|유교의 「인」사상을 낡은 관념으로 생각 말아야|친화 위한 합리적 인간관계의 기틀 될 수 있어> 근세와 더불어 서구의 식민정책의 여파로 동양어란 의식이 부각되었고 또 몽테스큐나 헤겔 「막스·웨버」 등에 의해 동양사회가 전제군주·부자유.. 권위에 대한 예속 등 전근대적봉건체제로 합리주의나 과학정신이 발달되지 않은 후진사회로 규정되었고 동양인 역시 그와 같이 생각하는 데 대해 유승국 교수는 동양정신의 새로운 인식을 내세웠다.
유 교수는 동양철학의 가치관을 구체적인 현실의 상황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치판단은 그 주체인 인간에서 출발하는 때문에 불교에서는 진. 선. 미에 대한 규정을 인성론에 그 기준을 두고 있으며 도교에선 주관의 판단이 오류와 위식이 심하다는 것을 주목해 자기중심적 주관을 탈피하고 망아의 경지인 박실자연의 도에로 돌아갈 것을 강조한다.
또 불교에선 주관과 객관의 대립을 지양하고 해탈 즉 절대아로 나아가는 길을 내 세운다.
이렇게 인가주체를 근원적으로 추구하는 종양철학은 개인의 인격과 개성을 존중하는 사상체계이므로 『물질문명의 발전에 따른 인간소외라는 현대서구가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것.
유 교수는 한국이 현실적으로 당면한 사상과 가치관의 혼재 속에서 가치의 구심점이 찾아져야겠다고 강조한다.
민주화와 과학화는 동서양의 공동문제이지만 『우리에겐 우리민족의 개성이 담긴 전통이 그 이도스를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동양의 「인」사상은 낡은 불교적 관념으로 일축해 버릴 것이 아니라 이것이 현대민주주의 사회에서 되살아날 수 있는 참된 정신임을 재인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인」은 인간상호간의 존중과 합리적인 인간관계의 기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동양사회를 이끌고 온 가족주의가 인정과 친화를 중시하는 정신을 대변하고 서구사회를 유지하는 개인의 자유와 지성이 현대에 있어 상호보완의 길을 찾는 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또『동양의 종적사회구조가 차츰 서구적인 평등. 대중사회의 횡적 구조로 변형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효심. 충성. 질서. 시의의 정신은 계승해서 되살려야 한다』고 유 교수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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