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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지새운 열전20시간|본사주최 제5회 전국고교생 바둑대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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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5회 전국고교생 바둑대회는 5명의 선수가 진출한 본선에서 2번이나 동률을 내면서 20여 시간을 계속, 30일 새벽 4시에야 끝나는 열전을 벌였다.
이번 대회는 또 고교생 바둑계에서는 전혀 새로운 얼굴인 김일환군(부산 덕원 공고1년) 이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여 기단의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김군 이외에 본선에 진출했던 김동면(준우승·서울 중암고1) 백성호(3위·서울 배문고2) 허장회(장려상·서울 중암고2) 김수장(5위·수도공전1) 군 등은 기계에서는 고교바둑의 유망주로 알려진 선수들이다.
29일 상오 9시에 시작한「풀. 리그」가 하오 9시에 끝났을 때 5인의 전적은 2승2패로 전원 동률. 밤늦게 재 대국이 시작되었으나 김일환·김동면이 3승1패, 허장회·김수장이 1승3패로 재 대국을 벌였던 것이다.
우승을 차지한 김일환군은 서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선수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차 예선에서 71년도에 장려상을 받은 김학수군(배문고2)을 누르고 난 뒤였다.
아버지(김성근. 실업가)와 형(정환·부산상고3)의 권유로 출전했다는 그는 동래중 1학년 때 바둑을 배워 1년6개월만에 1급이 된 뒤 매일 1시간정도 혼자서 바둑 책으로 공부를 해왔다. 『판전전집』6권을 읽었고, 임해봉 저서를 읽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전문기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원 주변에서는『당당한 태도와 끈기 있는 자세에서 대성할 소지가 엿보인다』고 그를 2회 때의 우승자 서봉수 2단(명인)과 비교했다.
준우승의 김동면군은 장려상을 받은 허장회군과 함께 중암고의 바둑 장학생이다. 본선의 재 대국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이 대회에 참가한 전국30개 고교 67명의 선수들이나 한국기원 측에서는 김동면군에게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71년 4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던 허군이 오히려 적어도 준우승은 차지하리라고 보았던 것. 결국 이번 대회는 우승과 준우승에서 예기치 않던 신인을 발굴해내는 수확을 거둔 셈이다.
한편 이들 중 3위까지의 입상자는 오는 8월20일 자유중국 대북에서 열리는 제5회 한·중·일 고교생 바둑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한다.
3명의 정 선수와 2명의 후보는 이에 대비하여 약 1개월간 합숙을 하면서 김수영 5단의 지도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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