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제 자본시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일본 대장성은 지난 22일 『신「엥」(원)대책』을 발표했다. 한마디로 『자본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조처이다. 『신』이라는 형용사가 붙은 것은 작년12월의 「엥」화 절상(16.88%)이후 또 하나의 「쇼킹」한 정책이라는 뜻이다.
이 가운데는 한가지 흥미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인은 대외 증권 투자를 이제부터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현재 외국의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지 않은 외국 증권이라도 상장 예정의 것이면 일본의 일반 투자가는 그것을 마음대로 살 수 있다. 따라서 외국 증권의 매매가 일본 내의 증권 회사 점령에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물론 이 속엔 주식뿐이 아니고 증권도 포함된다. 게다가 「유로」채 등 외국 시장에서 신규 발행된 증권도 일본 국내에서 모집·취급할 수 있는 「루트」가 열리고 또 넓어졌다.
이와 같은 사실은 국제적인 자본시장이 일본 동경에도 하나 더 생기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암시한다. 미국 「뉴요크」시의 「월」가나 영국 「런던」의 「로열·익스체인지」나 마찬가지로 일본 동경의 「가부또·마찌」도 이젠 『국제적』이 된 셈이다.
일본은 근년에 외화 비만증 때문에 즐거운(?) 고통을 받고 있다. 그 나라의 국제수지는 해마다 흑자를 거듭해 왔다. 외화준비고도 따라서 늘어나 2백억「달러」의 돌파를 눈앞에 보고 있다. 이것은 서독 다음가는 세계 2위의 「랭킹」이다. 일본의 「엔」화는 상대적으로 『세계 최강의 통화』권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엔」화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절상」의 압력을 또 받게 되는 셈이다. 일본은 되도록이면 외화 보유의 부담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일본에 쌓인 「달러」를 어서 털어 버리지 않으면 그 부작용을 감당하기가 고통스럽게 될 것이다.
최근 일본은 「오스트레일리아」의 국채를 일본에서 기채하는데 양국간에 합의를 본 일이 있다. 백억「엥」 규모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일본의 「엥」화를 외화준비의 일부로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그 나라의 국채를 대신 발행해 주면 그 나라 보유 「엔」화를 거두어들일 수 있다.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일본 보유의 「달러」화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은 비단 「오스트레일리아」와의 사이에서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외국 증권의 매매마저 자유스러워지면 동경의 증권시장은 손색없는 세계시장의 구실을 하게 된다.
『좋든 싫든 간에 사실상의 「원권」이 동남아에 형성될 것이다.』
일본의 어느 경제 평론가의 말. 세계의 판도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실감 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