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런 거액수표 생전 처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공화당서 말썽이 된 행정부의 의원푸대접시비는 집권세력집안의 일시적 잡음으로 사그라지게 됐다.
공화당 의원들 중에서는 『가만히 두었다가 국회가 열린 뒤 푸대접 표본부처를 가려 혼을 내주자』는 강경론이 우세했으나 당 간부들은 『그런 감정을 국정에 연장시켜서야 되겠느냐』고.
그래서 백남억 당의장은 이병희 무임소장관에게 『국무위원 간담회를 할 기회가 있으면 의원푸대접에 관한 상임위부장과 당무위원들의 얘기를 전해달라』고 일렀다.
이 장관은 이런 얘기를 즉각 김종필 총리에게 보고했는데 김 총리는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이런 공화당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앞으로 의원들의 전화는 꼭 받도록 하고 부재중에 전화가 왔으면 비서실서 「메모」를 해두도록 했다가 전화를 걸어주도록 하라』고 일렀다는 것.
신민당은 상대 없는 토론에 지친 듯.
20일 여섯 번째 열리는 공개의원총회 개회직전엔 89명 중 15명이 결석해서 자칫하면 의원총회에 앞서있는 유회선포가 의사일정에 없어서가 아니라 성원미달로 유회될 뻔했다. 장경순 부의장은 『오늘 본회의도 의사일정이 마련되지 않아 유회되겠읍니다』는 말을 이날로 열 번째 되뇌었는데 이젠 굳은 표정도 풀고, 야당의원들의 야유에 대해서도 미소를 보이는 여유가 생겼다.
유회직후 의총개최를 선언한 김재광 총무는 뒷자리에 앉아 잡담들만 나누고 있는 의원들에게 『앞으로 다가앉으십시오』라고 좌석을 정돈시키다가 일어선 채 서성거리던 이상조 오홍석 의원의 이름을 학생이름 부르듯 지적하여 한때 어색한 분위기가 되기도.
한편 이 공개의원총회에 대해선 공화당 안에서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일이 아니잖느냐』는 얘기들인데 백두진 국회의장도 총무회담을 제의하면서 『그 이유로 신민당의 공개의원총회 같은 변칙의 장기화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19일 총리실에선 2억5천만원짜리 은행수표가 화제가 됐다.
이 수표는 이활 무역협회 회장이 홍보협회기금으로 무역업계에서 거둔 돈을 김종필 총리에게 전달한 것.
김 총리는 이 회장으로부터 수표를 받아 곁에 있던 손원일 홍보협회회장에게 건네주다가 액면이 자그마치 2억5천만원임을 보고 『내 생애에서 이런 거액수표는 처음 만져본다』면서 『어디 다시 한번 만져 보기나 하자』고 「조크」.
이 바람에 곁에 있던 이낙선 상공장관과 홍경모 문공부차관 등이 돌아가면서 한번씩 만져봤는데 홍차관은 『정기예금을 하는 것과 회사채를 사는 것 중 어느 것이 좋겠느냐』고 이 상공장관에게 묻기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