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 구두닦이」황양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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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충주】효녀 구두닦이 황태희 양 (13)이 각계에서 밀려드는 온정으로 17일 충주시 역전동 남한강 국민학교 5학년 6반 (담임 안민준)에 편입, 학교를 떠난지 2년 만에 다시 배움의 길을 찾았다.
서울 아현 국민학교 5학년에 다니다 홀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중퇴했던 황양에게 배움의 길이 트인 것은 효심에 감동한 서울 종근당 제약 회사 사장 이종근씨 (53)가 국민학교에서 대학에까지 「종근당 장학생」으로 가르치겠다고 나선데 이어 공화당 충주-중원 지구당 위원장 이종근씨 (49)도 황양이 어머니를 간호하며 기거하고 있는 충주 도립 병원에 취학하도록 주선해온 것이다.
또 황양의 편입이 결정되자 이 학교 박한성 교감 (49)은 5학년 1학기 교과서 모두와 노트·일기장·연필·필통·크레파스 등 황양이 첫 등교에 아쉬움이 없도록 사재로 학용품 1천여원 어치와 책가방·교모까지 사 씌웠는가하면 황양의 반 친구가 된 유경희 양 (12·반장) 등 65명의 5학년 6반 어린이들은 김근준 교장으로부터 황양의 효심을 듣고 돕기 운동을 펴 「노트」 48권, 연필 한 자루, 지우개 6개, 칼 2개, 책받침 5개, 답안지 3권 등을 모아 「사랑의 바구니」에 담아 첫 시간에 황양에게 안겨주며 『우리들은 사이 좋게 공부하겠어요』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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