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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실태와 그 개선의 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5윌 10일∼30일을 「부녀 및 연소노동자 보호강조기간」으로 정하고「세미나」·각 사업장 순회강연·실태조사와 범법사항 고발 등의 행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11일 하루동안 풍전 「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여성근로자의 자각」이 여러 가지 면에서 강조되었다.
최성실 교수(숭전대) 는「세미나」의 주제강연을 통해 『여성근로자는 근로자로서의 자각뿐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자각으로 남녀차별이 왜 존재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연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70년대의 기업 경영은 『고 임금·고 능률』의 특징을 띠게 될 것이라고 예고, 지금까지 저 임금으로 자유롭게 많은 사람을 고용하던 기업풍토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발달에 따른 고용의 증가와 노조의 확대로 근로자 편에는 사태가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지만, 기업 측에서는 고 임금에 대비, 고도의 생산을 추구하기 위해 경영기술의 혁신과 인간능력의 최대활용에 머리를 쓰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70년대는 여성근로자의 「파워」를 행사하고 영역을 넓혀가는데도 적절한 시기라고 그는 진단했다. 『노총의 50만 조합원 중 3분의1인 12만 4천명이 여자이다. 여자는 그만큼 노총활동에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라고 최 교수는 반문하고 안일한 직업관을 버리라고 촉구했다.
우리 나라 노총사상 처음으로 부산의 피복보세가공노조와 인천동일방직 노조에서 여성지부장을 선출했다는 사실로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직업부장 김순씨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여성을 대포로 선출, 발언권을 높여야만 여성문제를 하나라도 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노동법을 가지고있으나 우리 나라의 여성근로자(기능공·단순노동)가 받는 임금은 남성의50%미만이라는 점이 지적되었는데 이것은 「프랑스의 90선, 미국의 70∼75%선에 비해 너무도 심한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노동청에서 나온 김송자씨는 『동일직종에 동일임금이 지불되지 않는다는 문제보다는 여성을 남성직종과 구분해서 단순노무직에만 배치, 임금의 절대치를 낮추고있는 기업풍토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섬유노조부녀부장 홍익삼씨는 『여성근로자의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이라는 점을 중시, 기술교육을 근로여성에게도 실시함으로써 전체적인 수준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했다.
노총산하의 섬유·광산·외기·체신·전매·철도·화학·금속·출판·자동차등 각 산업별노조 부녀부장 35명과 여성단체·여대생대표 10여명이 참가한 이날 「세미나」는 「모임의 소리」를 채택, 『행정부는 근로기준법실시 여부를 강력히 단속해줄 것, 기업주는 여성에게 보다 좋은 작업환경과 취업종목을 증대해 줄 것, 노총은 부녀회원을 위해 더 많은 배려를 할 것, 사회단체는 보다 많은 관심을 근로여성에게 기울여 줄 것』등을 촉구했다.<장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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