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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사상 첫 여성지부장 탄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7일 부산노동회관에서 열린 전국연합노조 부산피복보세가공지부 대의원대회에서 새 지부장으로 선출된 이순자 여사(50·부산 중구동 광동5가16)는 『당선의 기쁨보다는 앞으로 겪어야 할 시련들이 눈앞에 어른거려 걱정부터 앞선다』 .고 여성으로는 첫 노조지부장이 된 소감을 말한다.
부산피복보세가공지부 조합원은 남자 4백12명, 여자 3천6백명. 이 여사는 이 날 대의원 63명중에서 61표를 얻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 장내가 떠나갈 듯한 박수로 환영을 받았다.
62년부터 보세가공업체인「동풍무역」(부산 서대신동 2가)에 근무해 온 이 여사는 그동안 노조활동에 참가하여 분회대표 대의원 등 과정을 거쳐 68년엔 부지부장이 됐었다.
『이때부터 나는 헐벗고 가난한 동료들을 위해 전 생애를 노동운동에 바치기로 마음먹었어요. 사실 나는 국민학교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노동자를 진실하게 돌볼 자신이 있습니다.』
처음 주위의 여성노조원들을 대변하다보니 좀 더 넓게 일을 맡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이 여사는 지부장으로 입후보하게 된 동기를 말한다.
『우리들과 같은 직업에 종사하다보면 세상이 얼마나 냉엄한가를 알게 됩니다. 한달 급료가 고작 1만원에서 1만5천원 선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저임금의 문제는 기업주와 종업원들 사이에서 원만하고도 정당하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여사는 상업에 종사하는 부군 김두용씨(56)와 사이에 한영(30·군복무), 한상(22·군복무), 한걸(20·고교재학)군 등 아들 3형제와 출가한 딸 2명, 그리고 막내 엄미양(12)을 거느린 3남3녀의 다복한 주부다. <부산=김영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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