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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로 우기에…월남군 전열 정비-중부에 전운, 쌍방 정예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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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이공=신상갑특파원】공산군은 중부고원지대의 「콘툼」을 손에 넣은 후 동진, 월남군 제3사단과 합류하여 맹호부대 주둔지역인 「퀴논」을 포함한 전 「빈딘」성을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윤흥정 주월 한국군 부사령관이 6일 말했다. 윤 소장은 이날 「사이공」에서 본사 월남 주재특파원 신상갑기자와 단독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현 월남정세에 비추어 한국군 증파 가능성을 보도한 한 일본신문기사에 대해 『그런 문제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다』 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3단계로 접어든 월맹군 공세와 관련, 군정 작전전문가인 윤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편집자주>
-공산군은 「광트리」시에 「베트콩」 임시정부수도를 설치했다고 선전하고있다. 「광트리」점령은 월맹군의 일대 승리인 반면 월남정부에는 충격적인 패배로 해석할 수 있다. 월남군의 패인이 어디 있다고 보는가. -『월남군이 싸움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 것은 두 가지 원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는, 「광트리」수비를 맡은 월남군 제3사단과 월남해병대·특전부대가 1인의 책임있는 지휘관에 의해 움직여지지 않고 제각기의 지휘체계, 다시 말하면 3원적인 명령 계통에 따라 움직였다.
둘째는, 전쟁터에 월남군이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폐단을 들 수 있다.
생사를 판가름하는 전투 장에 가족을 데려와 있는 군인들은 전투가 가열화하자 싸움도 싸움이려니와 가족보호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 월맹군의 승인은 무엇이었는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소련제 130mm 곡사포의 위력을 들 수 있다. 이 곡사포의 사정거리가 2만m를 넘는 가공할만한 것이다.
셋째는, 진짜 포진지 부근에는 가짜 대포로 미 공군에 잘 노출되도록 위장 포진지를 만들어 그곳으로 미 공군기를 유인, 소제유도탄을 사용하여 미군 기에 많은 피해를 보였다.
넷째는, 삼국지식 전법을 도입, 월남군의 후퇴로를 일부러 만들어준 작전이 주효했다.
제1군구 지역의 「광트리」의 경우 사면 완전포위 때문에 월남군의 결사방위태세를 유발한 「안록」의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월맹군은 일부러 함락되기 전날 1번 도로 쪽을 텅 비워 놓고 130mm포를 퍼부어 월남군의 후퇴의욕을 극도로 자극했다. 「동하」도 이렇게 해서 함락됐고, 「쾅트리」도 마찬가지였다.』
-「광트리」실함의 의의에 대해-
『군사적 측면에선 별로 의의가 크지 않다. 이것만 갖고 한쪽이 이겼다 다른 한쪽이 졌다고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적 면에선 참으로 크다 하겠다. 월남 영토 안에 「베트콩」 임정의 수도를 설치했다는 공산 측 선전은 공산당과 싸우겠다는 월남국민의 의지에 나쁜 영향을 주게되며 국민들로 하여금 「티우」 월남정부를 불신하도록 만드는 좋지 못한 결과를 줄 위험성이 있다.
「티우」 대통령은 1군단장 「람」강군 및 「쾅트리」수비를 맡았던 제3사단장을 파면했다. 이런 조치가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 알고 싶다.
도중에서 말을 바꿔 타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말이 쓸모가 없어졌을 때는 바꿔 타는 것이 바람직하고 불가피하다. 「티우」대통령도 월남군인에게 싸우겠다는 군인 정정을 고취, 자극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고육지책이라고 생각된다.』
-「콘툼」성도 「콘툼」시에 대한 공산군압력이 가중되고 있는데 이 지역 전황을 분석해주기 바란다.- 『이 지역을 맡은 월남 제2군단이 비장한 각오로 「콘툼」시를 사수하려는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적은 제320사단, 제2사단, 독립연대 및 기갑부대로 구성되어 상당히 강하나 월남군도 이에 대등한 전력으로 맞서고 있다.
그러나 초반전에 「닥토」에서 월남군은 얻어맞았기 때문에 야포 등 장비를 재 보충할 필요가 있다.
공산군의 「핸디캡」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보급로 확보 문제다. 침투로인 호지명 「루트」가 아무리 잘 정비가 되어 있다지만 이제 이 지역은 우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보급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
월남군의 고충은 이 지역이 중부산악지대인지라 미 측으로부터 공중지원만 받을 수 있을 뿐이지 제7함대의 함포 지원은 받을 수 없다.』
-「안케」령을 맹호부대가 재 개통하여 중부월남전략도로인 19번 도로가 다시 기능을 발휘하고 있으나 「콘툼」에 큰 위협이 가해질 경우 「안케」령에 다시 적의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공산군은 「안케」령을 다시 차단하여 맹호부대에 설욕을 시도할 것이다. 만일 「콘툼」이 적 수중에 들어가는 날엔 공산군은 10번 도로를 따라 월남 유수의 도시인 「퀴논」을 공략하려는 전략전환도 있을 수 있다. 「콘툼」이 만일 떨어지면 주월 한국군에도 큰 영향이 올 것이다. 월남군이 「콘툼」을 사수하려는 결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월남 44개성 중 가장 인구가 많으며 가장 공산당지하조직이 잘되어있다는 「빈딘」성에는 맹호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 관심이 높은데 이 지역 전황은 어떤가.-
「빈딘」성 인구 중 20만이 적의 손에 들어갔다. 적은 이런 인적 자원을 이용, 자기들 세력을 증강시킬 것이다. 본래부터 이 지역에 있는 월맹군 제3사단을 살찌게 해 줄 위험이 있는 것은 추수 가능한 벼7∼8천t을 확보, 귀중한 식량을 수중에 넣을 수 있게됐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의 전력을 크게 강화시켜줄 것이다.
이는 두려운 일이다. 「콘툼」·「플레이쿠」쪽의 적과 월맹군 제3사단이 제휴하면 공격력이 강화될 것이나 「콘툼」을 월남군이 확보하고있는 한 「푸미」쪽에서 맹호○○연대가 있는 「푸캇」족으로 공격을 가해올 것인지는 조금 의문시된다. 물론 「안케」령에 대한 공격은 강화될지도 모른다.』
-「안케」령 작전 경험에 비추어 대책은?-
『공산군의 공격위협에 맞설 대책은 충분히 강화되고 있다. 작전상 필요에 의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안케」령 작전을 계기로 한·미군간의 협조가 훨씬 강화되고 있다는데.-
『그렇다. 「헬리콥터」지원도 강화되도록 미군당국과 협의, 상호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이 계속 철수하고 있으니 「헬리콥터」지원이 앞으로 현 수준보다 수적으로 늘어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생각된다.』
-한 일본신문이 현 월남정세에 비추어 한국군 증파 필요성과 가능성을 보도했는데 이에 관한 논평은?-
『그런 문제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다. 나로서는 전혀 이야기할 입장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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