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과정을 통합한 미국의 4년제 조기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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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교와 대학을 통합한 4년제 조기대학이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6세∼20세의 10대 후반기 젊은이를 대학과정으로「엘리자베드·홀」여사의「사이먼스· 로크」대학이 그것. 고교 2년과 대학 2년을 포함하고 있다.
『오늘날의 10대는 어른과 같은 행세를 한다. 그들이 사회적 정서적으로 미성숙자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강한 자존심과 정의감을 갖고 있다. 오늘의 사회는 조숙한 이들 10대들의 「에너지」의 출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62세의「홀」여사는 말한다. 그래서 그는 60년대 중반기부터 이 생각에 몰두, 새로운 교육기관을 만들어 냈다.
「매사추세츠」주 「그레이트·배링턴」의 울창한 숲 속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고교의 최종 2년과 대학의 최초 2년간에 다닐 16세∼20세의 청소년에게 대학교육을 시킨다. 고교와 대학의 구분이 이 학교에서는 깨뜨려지고 있다. 『고교와 대학은 다같이 젊은이를 교육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며 고교생·대학생 등으로 구별하여 마치 그들이 다른 종류의 인간인 것처럼 취급하는 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홀」여사는 말한다. 심신의 성장속도가 빠른 10대는 고교에서의 딱딱한 교육과정으로 퇴화되고 있다는 것이다.『청소년들이 일관된 행동 양식을 깨뜨려 가면서 사회적 성숙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홀」여사는 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자유와 함께 충고를 충분히 주고 있다.
모든 학생은 남녀합동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매주 수요일 「홀」여사가 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개인으로서 책임을 교육방침으로 하면서 수업형태도 철저히 개별화하고 있다.
4학년(일반대학 2학년)의 한 학생은 『이 학교에서는 학습은 자발적 동기에 의한 경험의 축적이며, 이는 독립심을 길러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인문과학의 강의는 평균 12명 정도의 한「클라스」가 「세미나」형식으로 진행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을 고교생으로서가 아니라 성숙한 인간으로 취급한다. 졸업생은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경우와 직접 대학원으로 편입하는 사람으로 대별된다.
70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 학교는 현재 총 학생 수가 2백 31명에 불과하다. 이는 비싼 등록금이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기부금을 받지 않고 있는 이 학교의 학생 1인당 등록금은 연 4천 3백 「달러」다. 「홀」여사는 그의 교육과정 단축이론에 더욱 자신을 갖기 시작했다. 그것은 최근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3년으로 단축시키자는 논의가 활발한 데에도 있지만, 그 동안의 성과에서 더욱 큰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일반대학의 학생보다 뒤떨어지는 점을 발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16세의 소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의젓하다고 조기대학교육의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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