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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맹군 대공세 한달 월남 군은 어떻게 싸우고 있나|「볼티모·선」-본사특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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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맹군대공세가 4주째 접어들었다. 이 혈전 속에서 현재 핵심적인 문제가 되고있는 것은 월남 군이 과연 공산군의 공격을 독자적으로 저지하고 격퇴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질문이다. 이것은 「닉슨」미대통령의 월남화 계획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며 「티우」정부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상반된 진단이 나와 있다. 그 대표적인 견해들을 각각 미국의 「칼럼니스트」 「조셉·을섭」씨와 「볼티모·선」지 주월 특파원 「마이클·파크스」기자에게서 들어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월남화 계획」성공으로 선전|【워싱턴=조셉·을섭 기】>평정 주효…베트콩 세 약화|민병대도 월맹정규군 격퇴
전쟁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결과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기는 하지만, 최근 월남사태는 「닉슨」 대통령의 월남화 계획이 크게 성공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성공이라는 것이 월남정부군의 패배를 막아 줄만큼 충분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산군으로 볼 때 이것은 실로 커다란 타격이 되고 있음이 이미 입증됐다.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크고 작은 것이 얼마든지 있다. 작은 것부터 살펴보자.
지난 5일 「콩트리」시 남쪽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전투가 그것이다.
월남사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이해하겠지만 대부분의 월남인 부락은 2, 3명의 공산군에도 능히 유린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공세 중 전투가 벌어진 문제의 이 마을에 침입한 공산군은 정규월맹군 1개 특공 중대였다.
이들 공산군 특공대는 한밤에 아무도 몰래 이 마을에 침투, 이곳을 지나는 1번 공로를 차단할 속셈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침투를 적발,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것은 정부군이 아닌, 그리고 정부군의 지원도 받지 않은 민병 대였다. 민병 대는 치열한 전투 끝에 적60여명을 사살하고 완전히 격퇴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마을 민병대가 보여준 행동은 바로 월남일반국민전체의 공개 불 침략에 대한 심한 저항의식을 말해주는 것이다.
월남·월맹사이의 전투가 계속 격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월남화 계획이 성공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나머지 「커다란」증거는 무엇인가?
현재 전개되고 있는 전투에서 대부분의 부담을 월맹군이 홀로 짊어지고 있다는 간단한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68년 구정공세 때 월남의 모든 도시·촌락 등에 공격을 수행하던 공산군 선봉부대는 월맹군이 아닌 「베트콩」이었다. 당시 공세에서 주 전투 부담을 졌던 것은 월남의 지방 「베트콩」이었다는 사실과 오늘의 공세는 판이한 것이다.
이번 공세에서 월맹은 지방 「베트콩」지도자들에게 『계획을 추진하라』는 발광적이고 엄격한 훈련을 계속 내리고 있으나 아직 잔류하고 있는 지방 「베트콩」들은 이를 무시 또는 거역하고 있다.
과거 「게릴라」활동의 양상을 그런 대로 볼 수 있는 곳은「메콩·델터」 지역의 일부 외곽지대뿐. 그러나 이것도 「베트콩」이 되뇌어온 『민중봉기』라기 보다는 불꽃놀이 같은 인상을 풍길 뿐이다. 역시 이 지역에서의 공세도 대부분은 월맹정규군에 의해 수행되어 뫘다.
다시 말해 지난날 월맹에 없어서는 안될 「자산」 이었던 「게릴라」지원도 이제는 그 4분의3 정도가 소비돼 버린 것이 입증됐다.
반대로 월남화 계획의 성공은 월남민병대의 활발하고도 어기찬 저항과 한때 그렇게도 두려워했던 월맹정규군에 대항해서까지 맞 싸우고 있는 사실로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주 전투의 결과는 끝나봐야 알게될 것이다.

<정부군전력 한계점에|【사이공="마이클·파크스기】">공군남침이래 계속 패퇴|탈주 늘고 항복신호기 휴대
현재의 월맹군 공세가 노리는 것은 군사적인 일대 결전보다는 월남정규군과 정예부대를 격파하고 이들로 하여금 승산 없는 전선에 묶여있게 한 다음「티우」정부의 『정치적인』 전복을 유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공산 측의 이 같은 정규전→광범위한「게릴라」전 재개→정치적 봉기로의 계략은 「사이공」현지에서 매우 심각한 우려와 반응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월남상원의원은 「자신도 국민도 방위할 능력이 없는 군대는 있으나 마나다』고 말했다.
월남정부군이 처한 군사상황은 모든 전선에서 심각한 형편이다. 특히 「사이공」의 서북방에서 정부군은 최대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치밀하게 출몰하는 양동 작전에 정부군이 과연 얼마나 잘 대응할는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정부군은 비무장지대 남쪽에 대한 최초의 공산군 공세에 뿔뿔이 흩어져 퇴각했고 「사이공」서북방에 걸친 반격은 매우 느리고 둔화돼 있다. 월맹 「베트콩」의 상당병력이 아직도 전투에 투입돼 있지 않은 반면 정부군은 거의 한계가 드러날 정도로 전전 선에 펼쳐져 있다.
정부군은 앞으로의 전투에서 잘 싸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월남국민들은 만약 미군의 막강한 공중지원이 없었더라도 정부군이 제대로 잘 싸웠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아도 「사이공」과 「다낭」에 대한 지난주의 공상군 포격으로 인해 정부군이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는 우려 감은 더욱 커졌다.
「안록」으로 향하는 13번 도로상의 정부군 병사들 중에는 전투가 너무 가열해질 경우 적에 투항신호를 하기 위한 푸른색의 조그만 기를 호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는 설도 있다. 「사이공」에서 군복에 부대 「마크」를 달아주는 업을 하고있는 한 재단사는 하루에 약 4백개의『푸른기』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
「메콩」 삼각주의 45개 민병대진지가 「베트콩」공세격화이래「실종」으로 보고 됐는데 대부분 무기를 가진 채「베트콩」에 투항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지난 2주일동안 전투에 참가하지 않은 정부군 부대로부터의 탈영비율은 55%로 늘어났다고 전한다. 「메콩」삼각주에서는 공식편제상 2천6백50명의병력을 가진 한 연대가 병력을 점검한 결과 고작 7백80명밖엔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광트리」와 「동하」에 파견된 부대는 술을 폭음하면서 난민들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도 한다. 그래서 한 상원의원은 또『우리는 지금 국민의 신임을 잃고 있어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사적견해를 폈다.
결론적으로 말해 「하노이」에게는「광트리」 나 「안록」시 반을 장악하는 것보다 월남군의 전투력에 대한 신뢰감을 깨뜨리는 것이 더욱 중요한 목표다.
현재로 봐서는 정부군의 어떤 극적 승리만이 「하노이」가 믿는바 「사이공」의 『종말의 시작』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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