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백만원 들치기 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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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장항선 특급열차에서 서울 한국은행에 현송 중이던 제일은행 광천지점 현금 1천1백만원을 들치기하여 도망쳤던 주범 신호철(34)이 21일 상오 쓰고 남은 현금 1천53만원을 가지고 검찰에 자수했다.
장항선을 무대로 활개를 쳐오던 소매치기 일당 대중이파(두목 김대중·29·복역 중)의 부 두목인 신은 지난 18일 충남 홍성군 광천면 광천읍 제일은행 광천지점에서 현금 1천4백만원을 서울 한국은행에 현송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장항역에서 혼자 서울행 제36열차에 승차, 들치기할 기회를 노리며 추적을 시작했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신은 현송 「백」이 놓여 있던 3호간 열차의 앞간에 도선이파(두목 인도선·33·서울 왕십리) 소매치기 2명이, 4호간에 2명이 각각 나눠 타고 별도로 「백」을 노리고 있는 것을 알고 열차가 이날 상오 10시56분 온양역에 도착, 1분 정차 후 출발하기 직전 은행원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혼자 「백」을 가지고 차를 내렸다고 말했다.
「폼」 반대편으로 도망쳐 역서 북쪽 2백m 지점에 있는 통운 사무실 앞을 지나 역을 빠져나간 신은 역 뒷골목에 이르렀을 때 열차에 타고 있었던 다른 일당 중 2명이 충남영1-1253호 「택시」(운전사 강홍식·21)를 잡아 놓고 퇴로를 막아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택시」에 탄 신 등 3명은 온양을 빠져 어느새 둔포까지 가서 대기 중이던 나머지 2명과 함께 다시 차를 타고 평택으로 갔다고 신은 말했다.
신은 평택에서 다른 파 일당4명이 제의한대로 한사람에 우선 47만원을 나눠 갖고 나머지 1천53만원은 다시 「백」속에 넣은 다음 일당 4명과 21일 하오 5시 평택 쑥 고개에서 만나 분배하기로 하고 인천으로 갔다는 것이다.
신은 『돈을 세어 보니 엄청나서 자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은 이번 들치기의 다른 일당은 며칠 전 출감한 인도선(33)이가 총 지휘 했다고 말했다.
인은 출감하자 그 일당을 거느리고 지난 17일 하오 4시 유신 고속 편으로 장항에 내려갔다는 것이다.
신은 온양역에서 「백」을 들치기하는데 성공하자 평택에 가서 군용「백」을 버리고 여행용 가방을 사 돈을 다시 넣고 인천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신은 평택에서 인천으로 내려갔으나 시내는 들어가지 못하고 해변가에서 3일 밤을 새우고, 21일 아침 일찍 돈 「백」을 들고 「택시」로 서울로 와 자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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