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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발은행 총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주 개발은행(ADB)의 제5연차 총회가 지난 20일부터 「오스트리아」수도 「빈」에서 열리고 있다.
남 재무를 수석 대표로 하는 우리 나라 대표단은 그 개회 벽두의 기조 연설에서 ①선진국의 조건 없는 특별 기금 출연 ②새로 창조될 국제 유동성의 개발 금융 「링크」 ③도시 개발·관광 개발·수출 증진·농업 개발에 대한 지수 ④관세 인하 등 광범한 문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번 기사에 우리의 의견을 많이 반영시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번 ADB총회는 중공의 ADB 가입 문제, 소련의 특별 출연 문제, 그리고 현재의 자본금 11억「달러」를 75년3월까지 27억5천만「달러」로 증자하는 문제 등 매우 중요한 안건을 다루게 된다는 점에서 ADB의 장내를 크게 좌우할 중요한 총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추진 중인 4천6백여만「달러」의 융자 교섭도 중요하지만, 보다 큰 시야에서 ADB의 성격과 구조가 장차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이번 총회에서 충분히 파악하는데 보다 열의를 가져야 할 것이다.
우선, 중공의 ADB 가입은 자금의 국제 정세로 보아 이제 시간 문제에 속하는 성질의 것이라고 보아서 큰 잘못이 없을 듯 하다.
만일 중공이 ADB에 가입되는 경우, 종래 우리 나라가 ADB에서 차지했던 지위는 크게 변모할 공산이 없지 않다 하겠으며, 때문에 우리는 이 문제에 보다 깊은 관심을 쏟고 그 대응책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소련이 특별 출연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문제는 중공 가입 문제와 더불어 「아시아」경제에 대한 새로운 영향력의 등장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이들의 영향력이 점차 증대한다는 가정 하에 ADB와 우리의 관계, 그리고 나아가서 우리의 대「아시아」 경제 관계를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본다. 때문에 우리는 종래와 같은 융자 교섭 중심의 ADB관을 시급히 탈피하여 보다 장기적인 대ADB 전략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ADB는 이미 재원 부족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때문에 증자 문제와 기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ADB에 걸었던 「아시아」 제국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할 우려조차 없지 않은 것이다. 벌써부터 가용 재원은 2억여「달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ADB가 이번 증자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고작 3∼4억「달러」 정도의 자금 조성밖에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실정이다. 때문에 설사 ADB가 증자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주요 선진국으로부터의 특별 출연과 기정에 크게 의존해야 할 상황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별 출연에는 조건이 따르게 마련이고, 때문에 어느 나라가 특별 출연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서 가용 재원의 용도도 크게 달라질 공산이 큰 것이므로 우리는 소련의 특별 산연에 보다 깊은 주의를 해야 할 것이다.
또 오늘의 국제 경제 정세로 보아 ADB의 기채는 사실상 「유럽」 제국이나 일본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하겠으며, 그런 만큼 그 기채 규모도 그리 큰 것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판단된다. 그러므로 ADB 융자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것보다는 ADB의 정치·경제적인 구조 변화에 보다 날카로운 시선을 돌림으로써 우리의 장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높은 시각에서 ADB문제를 다루어야 할 시점에 있음을 직시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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