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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16호의 발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의「아폴로」16호는 인류사상 다섯 번째가 되는 인간의 달 탐색 사명을 띠고 17일 발사, 모든 것이 순조로우면 월 면에서 73시간 체류한 다음 29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아폴로」16호의 달착륙선「오리온」호는 월 세계의 생성기원과 진화의 역사를 푸는데 결정적 구실을 하기 위해 월 면에서 가장 오래되고 거친 지형인 최고 원 지대에 착륙하여 몇 가지 중요자료를 수집할 임무를 띠고 있다. 이에서 특히 중요한 구실을 하게될 월 면 물질은 약 46억 년으로 추산되는 달 생성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생성의 표 각 암석이 될 것이다. 네 차례에 걸친 전의 월 세계 탐색에서 수집된 자료들이 달 탐색의 주요과학목표중 하나인 생성기원과 진화역사를 푸는 것 보다 의문을 더 많이 제기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인간의 달 착륙이 69년에 실현된 이후 회를 거듭함에 따라 과학적인 자료는 누적적인 업적을 이룩하고 많은 부산물 혜택의 공헌을 해왔지만, 지구 외의 천체에 인간활동이 확대되는 데에 따른 흥분과 열광은 식어져 온 것도 사실이다. 「월 세계의 정복」에 따른 과학적 업적의 견지를 떠나서 이에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과 「에너지」에 대한 재평가가 일기 시작한 것이다.
달 착륙을 포함한 우주개척에 소요된 비용은 그 직접·간접적인 여러 가지 과실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류복지에 이바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며,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구환경의 오염방지·도시문제해결·천연 육 원의 보존 등 보다 긴요한 문제에 자원을 전용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미-소 양국은 우주개척에 있어 한때 국력이 뒷받침 할 수 있는 이상으로「인류사상 최초·최장·최고」를 서로 선취하기 위한 일진일퇴의 경쟁을 벌였던 것은 사실이며 60년대 말에 들어서야 그 경쟁 색이 누그러지기 시작했었다. 동서냉전이 절정에 이르렀던 50년대 후반과 60년대 초반에 있어선 양대 국의 우주개척이 양국의「프레스티지」와 국제정치 무대에 있어서의 영향력과 어느 정도 연결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양국은 천문학적 자원투입과 인명의 희생을 무릅쓰기까지 했었다. 그러나「로키트」외교로 국제정치를 뒤흔들던「흐루시초프」의 퇴장과 세계 군소 국가들의 실리외교, 그리고 냉전질서의 점진적인 퇴색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쟁의 의의를 바래게 했다.
여기에서 제창되기 시작한 것이 양국의 협조촉진이다. 미-소 양국은 이미 대기권의 평화이용에 관한 협정에 합의했으며 우주개척 작업에서의 우주인 조난구조를 위해 양국의 우주인「도킹」을 실시할 문제를 논의하기까지에 이르렀다. 특히「크렘린」당국은 종전의 비밀정책에서 전환하는 첫 조치로 간주되는 움직임으로 최근 미국인 기자를 소련 우주 항에 초청, 취재시키는 한편, 한 책임자는『우주공간에서 함께 작업』하는 문제를 발설하기까지 했다.
유인「아폴로」계획도 다음 17호 발사로 끝장나고 미국은 이제 후속계획으로 지구궤도상에 상설우주「스테이션」을 발사하여 각종 과학실험을 실시할 안을 입안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달 착륙의 결과로 장비의 뒷받침과 보급문제만 해결되면 인간의 장기 또는 무기한 달 체류도 가능하리라는 것도 입증되었다. 미-소 양국은 경쟁이 빚어내는 희생 없이 인간의 외계탐색을 계속해 나가려면 보다 구체적인 협조를 모색할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폴로」16호가 수집하는 과학적 자료들이 우주개척에 공헌하게 될 것을 바라며 무사 지구귀환을 기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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