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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업디자이너가 고안한 8천 개의「그림언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람들은 오랫동안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될 수 있는 언어를 만들 수 없을까 하는데 대해 꿈꿔왔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그의 전통적인 언어를 버리려고 들지 않기 때문에 국제어에 대한 시도들은 언제나 실패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국제적 표현수단이 제시돼 적잖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느 나라의 언어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이 새로운 표현수단의 전파 가능성은 크게 보인다.
말 대신에「그래픽·심벌」을 사용하는 그림언어를 보급한다면서 산업「디자이너」「헨리·드레이퍼즈」는 최근『상 휘 원전(심 징·소스 북)』을 발간했다.「맥그로·힐」사가 내놓은 이 책은 28「달러」50「센트」인데 8천 개의 일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그림들을 싣고 있다.
「드레이퍼즈」는 그림표시에 관한 학문인 기호학자일뿐 아니라 세계의 5천8백 개 언어·방언 때문에 생기는 문화적 장애를 상징들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열성적인 개혁가다.
그는 이 부호들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말보다는 더 효과적이며, 그 의미가 더 빨리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성도 높다고 믿고 있다.
가령「얇은 얼음」이라든가「돌 떨어지는 곳」이라고 하는 주의표시로 널리 사용되는 그림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상징원전』은 또 수학에 있어서의 더하기·빼기와 같은 것이나 음악의 음자리표와 같은 임의적 기호도 포함한다.
물론 예비적 설명이나 약속에 의해 이해되는 그림도 많다. 굵은 사각형 속에「펭귄」을 그린 것은 냉동처리와「햇빛을 피하도록」요구하는 표시다. 우산모양은「습기에 두지 말 것」을 의미한다.
짐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외국어를 하지 않더라도 여행하는데 별지장이 없게 돼야겠다.
공항이나 역에서 외국인이 찾는 안내 소포지 나 잃어버린 어린이를 보호하는 곳 등 표지도 꽤 유용하다.
「드레이퍼즈」는 소련 어를 한마디도 하지 않고 순전히 부호만을 사용해서「모스크바」공항에서 자기 짐을 찾고, 공항환전소를 찾고, 「택시」와「호텔」을 찾을 수 있었던 경험을 기억한다.
그러나 하나의 기호에도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는 것도 적잖다는 점이 무시될 수 없다.
칼프시는 출판에선 각주를, 생물학에선 모호한 직 또는 불명확한 계열을, 의학에선 죽음을 상징한다. 또「반원 안에 점」은 농부에겐 마시는 물「홈」을, 기상학자에겐 안개·비 정도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의미 혼란에도 불구하고「드레이퍼즈」는 이런 기호들이 세계의 8억 문명인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타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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