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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간 반기문 유엔 총장 "평등·존엄의 세상 소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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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반기문 사무총장이 18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둘러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반기문(69)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나치 만행의 상징인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방문했다. 바르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참석 전 이곳에 온 그는 부인 유순택씨와 3시간여 머물렀다.

 유엔 68년 역사에서 사무총장이 이곳을 찾은 것은 1995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 이후 두 번째다. 역대 사무총장들이 이곳을 찾지 않은 건 정치적 민감성 때문으로 보인다. 유엔은 1947년의 팔레스타인 분할 결정과 이듬해 이스라엘 건국 승인으로 아랍권의 원성을 샀다. 유대인에게 휘둘린다는 거였다.

 이곳에서 살아남은 마리안 투르스키(87)의 안내를 받은 반 사무총장은 즉결 처형장이었던 ‘총살의 벽’ 앞에 헌화·묵념하고, 아우슈비츠에서 3㎞ 떨어진 비르케나우 강제수용소도 찾았다. 나치가 독가스로 유대인을 집단 학살한 가스실 등이 있는 곳이다. 반 사무총장은 “인류는 대학살의 참극을 잊거나 부정해선 안 된다”며 방명록엔 ‘모든 이가 평등과 존엄성을 보장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오시비엥침(폴란드)=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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