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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이어 러시아도 … 도핑검사 자격 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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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월드컵·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대회를 유치한 브라질과 러시아가 잇따라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도핑 테스트 권한을 박탈당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한국도 긴장해야 한다.

 WADA는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연구소가 유지했던 약물심사 자격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연구소의 약물검사가 WADA의 기준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다음 달 1일까지 약물검사 관리 요건 등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모스크바 연구소는 6개월 이상 자격을 정지당한다. 이럴 땐 내년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의 도핑 테스트를 다른 나라 연구 기관에 맡겨야 한다.

 브라질은 이미 지난 13일 2014 브라질월드컵의 도핑 테스트 권한을 빼앗겼다. WADA가 리우데자네이루 연구소에 대한 승인을 철회했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기간 중 금지약물 검사는 스위스 로잔 연구소가 대신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권오승 도핑컨트롤센터장은 “러시아 같은 강대국의 연구소가 자격을 정지당했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다. 각국이 얼마나 철저하게 도핑 테스트를 하는가에 대한 WADA의 기준이 매우 엄격해졌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신 장비를 들여오기 위해 최근 도핑컨트롤센터도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WADA의 승인을 받은 연구소는 전 세계 30여 곳에 불과하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1년 앞두고 승인을 받았으며 지금도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WADA는 전 세계 연구소에 1년에 세 차례 시료를 보내서 능력을 검증한다. 일반 시료와 섞여 들어와 각 연구소에서는 어떤 것이 WADA의 테스트인지 모르는 채 검사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도 있다.

 한편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는 “WADA가 자메이카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확신할 수 없다는 불확실한 정보를 흘려서 스폰서와 계약이 힘들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메이카반도핑위원회(JADCO)는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약 5개월 동안 도핑 테스트를 1번만 실시하는 등 부실하게 운영됐다는 논란을 빚으며 WADA와 대립하고 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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