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서 최근 출판된 『8억 중국의 진면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여름 40일간 중국에서 지냈던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하버드대 교수 로스·테릴이 최근 『8억 중국의 진면목』(Real China, 어틀랜틱·리틀·브라운사간·235면·7달러 95센트) 이란 책을 냈다.
64년에도 중국에 간 일이 있는 테릴은 중국통. 그의 유창한 중국어는 중국에 접근하는 하나의 방편이 되어 짧은 기간 중국을 보고 쓴 책으로는 비교적 깊이 있는 내용이 담겼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행문형식으로 쓴 이 책은 극장·대학 등 특별한 화제를 별도로 다루고 있다. 짧은 기간에 많은 관찰을 하기 위해 더위를 무릅쓰고 쏘다녔다.
광동 거리에서 그는 매일같이 작품과 정치를 연결시키는 일로 기진맥진하는 성악가와 이야기하기 위해 감시원을 따돌리기도 했다. 그는 담을 높이 쌓은 도서관·박물관·교회와 간만에 대치된 정치구호들에 주목했다. 64년에 비해 문화생활은 정치학하고 군대의 존재가 강하게 의식되었다고 느꼈다. 64년 이후 중국에는 문화혁명이란 태풍이 지나간 것이다. 국민들은 보다 정치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지방색이 짙어지고 있었다는 테릴은 『64년에 비해 71년의 중국은 획일화가 약화되었다』는 진단을 내렸다.
전문화는 중국에서 사라지고 있으며 정치는 모든 예술분야에 침투하고 있다.
모택동의 신화는 강한 정권을 유지하는 필요도구이기 때문이다. 테릴은 또 이 책에서 중국의 광신자들은 대부분이 여자들이란 점과 77세의 모택동이 영어를 배우면서 「법과 질서」·「반모」 등의 단어를 중얼거리고 있는 모습에 대해 쓰고있다.
중국인들은 미국식 민주주의를 싫어한다. 이를 테릴은 민주주의가 미국으로 하여금 소련과 공존하게 했고 명조말기처럼 정권을 무너뜨리는 성의 타락을 가져온다고 믿고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테릴의 이 책은 에드거·스노의 『중공의 오늘』, 데이빗·블라드워드의 『중국의 얼굴』등과는 중복되지 않으면서 중국인의 성격과 현재의 중국을 묘사하고 있으며 특히 문화혁명이후의 최초로 나온 중국서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